북한은 올해 1백만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처음으로 시인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식량부족사실을 인정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26일 로이터 통신은 대북식량창구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처음으로, 자국에 1백만 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의 토니 밴버리(Tony Banbury)아시아지역 담당 국장은, 이 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스스로, 10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화인을 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발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현재 북한을 방문 중입니다.
밴버리 국장에 따르면, 과거, 북한은, 자국에서 필요한 식량 중 약 20%에 해당되는 부족분을 세계식량계획의 지원식량이나 해외 차관 등에 의존해 왔는데, 이 공급원마저 다 고갈되고 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북한의 식량부족은 이제 자체생산이나 외부 공급으로는 채울 수 없게 됐다며 우려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90년대 중반, 북한에 기아사태가 불거진 후 긴급지원을 하기 시작했으며, 한 때 북한 주민 6백 50만 명에게 식량을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재작년 북한정부가 식량지원과 같은 인도적 지원보다는 개발원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원활동 중단을 요구함에 따라, 세계식량계획은 사업규모를 크게 줄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작년에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을 강행하는 바람에 기존의 대북 식량지원도 차질을 빚거나 중단됐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새로운 대북사업 계획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2년에 걸쳐 북한주민 190만 명에게 식량을 공급하게 됐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그러나 외부 원조가 부족해, 현재 겨우 북한 주민 70만 명에게만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세계식량계획은 2년짜리 대북 식량지원사업을 위해, 총 1억 2백만 달러를 모금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3월 현재, 당초 목표 계획의 18%만 간신히 채웠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그동안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상태가 상당히 호전됐는데, 식량부족으로 영양상태가 다시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취약계층의 경우, 식량을 더욱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며 영양 상태도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편, 이번 보도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세계식량계획이 지원한 식량을 저장해 놓은 창고를 세계식량계획 직원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사전에 미리 허가를 구하지 않고, 갑작스레 저장고를 보게 해 달라는 세계식량계획의 요구를 북한 당국이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밴버리 국장은, 단순히 식량자루를 쌓아 놓은 창고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이번 저장고 방문은 아주 중요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북한 관리들이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부족에 대해 솔직하게 시인한 점도 소개했습니다. 밴버리 국장은, 병원, 기숙사, 고아원 등을 방문했는데, 가는 곳마다 북한 관리들이 영양이 부족한 어린이들이 있으며, 이 중 몇 명은 아주 심각한 영양부족상태라고 알려왔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