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타결된 이후 북한의 부실채권 값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소폭 올랐습니다. 국제 투자자들은 남북통일이 이뤄져서 남한정부가 액면가격 대로 북한채권을 사들인다면 큰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채권 값이 얼마나 오른 겁니까?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여러 종류의 북한 채권이 거래되고 있는데요, 액면가 1달러당 21-25센트 정도에 거래되다가 지난달 6자회담이 타결된 이후 전체적으로 1센트 정도 올랐습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금융중개회사 ICAP의 스튜어트 컬버하우스 수석 경제분석가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1센트면 사실 큰 돈이 아니지만 가격 변동폭으로만 치면 약 5%정도가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변화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채권 값이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액면가 1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20센트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북한채권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북한채권은 지난 94년 국제금융시장에서 처음 거래될 때 달러당 2센트밖에 못 받았습니다. 액면가격에 훨씬 못미치는 헐값에 팔렸던 겁니다. 그러다 미국과 북한의 기본합의가 타결되면서 핵문제가 가라앉자 94년 말에 북한채권 값이 15센트까지 올랐고,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이 원칙적으로 핵포기를 약속한 데 힘입어 20센트대로 올랐습니다.
북한채권이 이렇게 헐값에 팔리고 있는데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투자자들은 채권 가격 자체보다 수익률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채권을 산 다음에 나중에 되팔았을 때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느냐는 거죠. 북한 채권의 경우 북한 핵문제가 완전히 풀리거나 북한이 경제사정이 좋아져서 외국에 진 빚을 일부 갚기 시작하면 값이 크게 뛸 수 있습니다.
또 남북통일이 이뤄져서 남한정부가 액면가격 대로 북한채권을 사들인다면 투자자들은 큰 이득을 챙길 수 있습니다. 대신 북한 핵문제나 남북통일은 언제 어떻게 사정이 변할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 북한채권은 높은 수익률과 함께 큰 위험부담이 붙은 상품입니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북한 채권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최고 4억 달러가 넘습니다. 북한에 돈을 떼인 일본과 유럽 은행들이 1994년부터 받을 돈 절반 가량을 채권으로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언제 돌려받을지도 모르면서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크게 손해를 보더라도 빌려준 돈의 일부나마 챙기기 위해서였습니다. 북한은 70년대초 국제 석유가격이 크게 오르고 수출가격이 떨어지면서 외국에 큰 빚을 졌는데요, 당시 북한은 100개 넘는 서방 은행들로부터 14억 달러에 이르는 큰 돈을 돈을 꾸어다 썼습니다.
그러다 결국 북한은 도저히 제때에 빚을 갚지 못하겠다고 판단하고 1976년 채권은행단에 사정해서 빚을 약속보다 더 늦게 갚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 뒤로도 계속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1987년 서방 채권단은 북한의 채무 불이행 상태를 선언해버렸습니다. 북한은 돈을 꾸어가도 갚을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온 세계에 알려진 겁니다. 현재 북한이 해외에 갚아야 할 돈은 이자까지 합해 모두 140억 달러 정도 추정되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