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정보국(NIS)이 한때 확신을 가지고 언급하던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에 대한 정보가 불확실함을 거듭 인정했습니다. 국가정보국 조셉 디트라니 북한담당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보통정도의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배경과 관련해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가정보국 고위당국자가 논란을 빚고 있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국가정보국의 조셉 디트라니 북한담당관은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능력과 관련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견해에 대해 상당한 오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미국 정보당국은 고급 정보를 통해 당시 북한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나 지금이나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게 디트라니 담당관의 설명입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은 북한이 지금도 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미국 정보기관들 모두 최소한 ’보통의 확신’(moderate confidence)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이 지난주 의회에서 밝힌 내용과 약간 차이가 있어 보이는데요.
그렇습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은 지난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 북한에 고농축 우라늄 계획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중간 수준의 확신만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비해 이번 성명은 ‘최소한’ 보통의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확신의 정도를 더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이 청문회에서 이미 밝힌 내용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면서까지 해명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디트라니 담당관이 말한 이른바 ‘중간 수준의 확신’은 관련 정보가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한 데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제 와서 미국 정보당국이 문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관한 정보가 확실치 않다는 입장을 보인 겁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국가정보국이 지난달 하순 정부내 최고위 안보관리들에게 회람시킨 문건에서 북한의 농축우라늄 생산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알수 없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고농축 우라늄 문제를 놓고 정보 혼선이 이뤄지자 미국의 야당의원들이 들고 일어났죠?
네, 디트라인 담당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 이어 북한 문제에서도 정보 분석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3년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정보당국의 분석을 근거로 이라크 침공을 결정했는데, 그 뒤 이 정보가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관한 정보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같은 당의 칼 레빈 상원 군사위원장도 게이츠 국방장관과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이 문제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했다는 정보에 대해서는 미국 정보당국도 확신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지난 2002년 11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20개를 파키스탄으로부터 사들였고 대규모 우라늄 농축 시설을 짓는데 필요한 장비도 구입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당시 북한이 농축 시설 건설에 들어갔고 이 시설이 완전히 가동될 경우 매년 2기 이상의 핵무기에 들어가는 무기급 우라늄이 생산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부상도 2002년 10월 미국의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에게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시인한 바 있습니다. 그 뒤 북한은 입장을 바꿔 계획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오고 있습니다.
최근 6자회담 합의문을 보면 북한 고농축 우라늄 핵계획 문제가 언급돼 있지 않은데요,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힐 차관보도 딱 부러지게 말하지 않은 채 다만 미국이 알고 있는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계획에 관해 철저히 추궁할 것이라며, 특히 60일내 북한의 핵목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해 석연찮은 구석을 남겼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