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북한이 오는 가을, 인터넷 국가 부호를 부여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통제로 인터넷과 단절돼 있는 일반 북한 주민들은 설령 북한이 인터넷 국가부호를 받더라도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usic: 만수대예술단 음악 ‘나의 어머니’ (출처: 내나라 www.kcckp.net)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내나라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만수대예술단의 음악 ‘나의 어머니’를 듣고 계십니다. 북한은 근래 외부에 체제 선전을 하기 위해 혹은 자국 상품의 판매를 위해, 중국과 일본 등 외국의 서버를 사용해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선인포뱅크, 조선중앙통신, 실리뱅크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오는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ICANN(아이칸), 즉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 정례회의에서, 고유한 국가 부호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의 서재철 위원은 17일 AFP 통신에.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가 북한의 인터넷 국가 부호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북한이 인터넷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국가 부호는 쉽게 말해 한 국가나 특정지역, 그리고 국제단체 등을 나타내는 인터넷 영역 이름에 배당한 고유 부호를 말합니다. 북한에 부여되는 부호는 .kp입니다. 승인되면, 인터넷 주소 마지막이 .kp로 끝나는 북한 웹사이트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이번 국가 부호 부여는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 인터넷은 당과 기관, 대학 등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북한의 컴퓨터 보급률이 상당히 저조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하려 해도 할 수가 없습니다. 2001년 남한 통일부의 자료를 보면 북한 내 컴퓨터의 보급현황은 약 12-13만 대입니다. 185명당 1대의 컴퓨터를 소유한 계산이 나옵니다.
남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박문우 과장이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인터넷 개방은 아주 먼 미래의 얘기일 뿐 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문우 과장은 남한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박문우: “북한에 .kp를 부여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북한 주민들이 인터넷을 쓰거나 북한이 인터넷을 전면적으로 개방한다거나 하는 것과는 절대 거리가 멉니다. 현재로서도 북한이 인터넷 개방 계획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고 있구요, 또 북에서 오신 분들의 말을 들어봐도 내부 네트워크도 쉽게 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실제, 북한에서 인터넷 사용 인구는 남한에 8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며, 그나마 특수 기관을 제외하고는 외부 세계와는 연결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은, 북한이 컴퓨터와 인터넷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도 발전 노력을 하고는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폐쇄성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과감한 투자는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