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위원장 미 부시 대통령 친서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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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과의 신뢰구축과 관계정상화를 위해 부시 미국 대통령의 친서와 미국 측 고위급 특사의 북한 파견을 원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앞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과의 고위급 접촉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관계정상화 실무협상단 회의 참석 차 이달 초 미국을 방문했던 김계관 부상은 미국 고위급 인사의 평양방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 부상은 지난 2000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것처럼 콘돌리사 라이스 현 국무장관이 직접 부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뜻을 전달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특사를 북한에 파견해주거나 친서를 교환하자는 것이 김 부상 발언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남한 연합뉴스는 27일 복수의 한미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김계관 부상이 이제는 ‘지름길(short cut)’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당국자는 김 부상의 발언 요지에 대해 북한과 미국간 국교수립 문제와 같은 큰 현안은 실무급이 아니라 고위급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할 사안이라는 뜻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요구하는 것은 김정일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대북적대시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달라는 주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이 같은 뜻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등 미국 고위관리들에게 직접 밝혔고 부시 대통령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은 특사 파견은 충분한 사전준비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면서 사전에 북미 양측의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힐 차관보도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은 현재 북한과의 고위급 접촉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Chris Hill: (I think if the North Koreans are interested in ‘short cut’, they ought not delay things for two weeks over bank account...)

“만일 북한이 진정으로 ‘지름길’에 관심이 있다면 그들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로 2주나 6자회담을 지연시키지 말았어야 합니다. 각 나라의 수많은 6자회담 대표단은 기술적 문제로 풀리지 않고 있는 북한 자금송금 문제 해결을 마냥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저는 당장 북미 고위급 접촉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지 않습니다. 6자회담 합의문에는 합의 후 60일 안에 초기이행 조치가 잘 마무리되고 나면 6자회담 외무장관 회담을 베이징에서 갖기로 돼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도 나쁘지 않은 고위급 접촉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접촉을 북한이 진정으로 원했다면 회담 과정을 지연시키지 말았어야 합니다. 북한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한편, 북한 사정에 밝은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의 최근 전언에 따르면 북한의 김명길 유엔주재 공사는 미국의 대북금융제재가 풀리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올 상반기 안에 북한을 방문하는 등 북미관계의 급진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