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일은 세심한 검토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문제로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가 선행되어야 북한의 테러지원국 제외 등 북미 관계정상화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북한의 테러지원국 제외는 아주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북한은 자신이 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는지에 대한 의문들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제외 문제는 최근 북미 관계정상화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논의된 문제들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면서 북한의 전면적인 비핵화가 이뤄진다면 북미관계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는 등 북미관계정상화 과정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폐기 관련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최근 북한과의 실무회의에서 테러지원국 문제와 관련한 법적, 정치적 문제들을 장시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북한 외무성의 김계관 부상은 미국과의 회담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인 지난 10일 베이징에 들려 테러지원국 문제는 이미 미국과 합의한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김 부상은 북미 두 나라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 교역법에 따른 제재 해제 등의 현안을 전략적 이해관계에 맞게 하루빨리 해결하고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조기에 삭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걸림돌로 꼽히고 있습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오는 4월 발표되는 미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이 제외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미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도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는 일본과 연관돼 있어 적성국 교역법에 따른 대북제재 해제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13일 타결된 6자회담 합의문을 보면 미국은 당시 6자회담 합의에서 북한을 당장 테러지원국에서 빼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한 논의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합의문 2조 3항에 따르면, 북한과 미국은 양자간 현안을 해결하고 전면적 외교관계로 나가기 위한 양자대화를 개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기 위한 과정을 개시하고, 북한에 대한 대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시키기 위한 과정을 진전시켜 나간다고 돼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을 저지른 다음해인 88년부터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매년 4월 테러지원국 명단을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 2004년부터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도 테러지원국 관련 보고서에 명기되고 있습니다. 북한 외에도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 등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