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국 탈북자들의 미국 생활기 “한인사회로부터의 냉대와 차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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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미국에 입국한 6명의 탈북자들의 미국 생활기가 남한 KBS TV를 통해 10일 방영됐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큰 무리 없이 미국 사회에 적응하고 있지만, 대부분 탈북자라는 신분 때문에 한인사회로부터 조차 냉대와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 탈북자들은 지난 2004년 제정된 미국의 북한인권법에 따라 처음으로 난민자격을 받고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난민정착지원프로그램을 모두 마치고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미국 생활에 돌입했습니다.

KBS 방송을 통해 비쳐진 이들 탈북자 6명은 모두 미국 뉴욕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뉴욕의 탈북자 시설인 ‘벧엘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다 각자 일거리 등을 찾아 독립을 했습니다. 여동생과 함께 미국 땅을 밟은 요셉이라는 이름의 탈북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뉴욕의 길은 훤할 정도로 적응이 됐다고 말합니다.

요셉: 맨하탄에 많이 댕겼습니다. 전철도 타고 버스도 타고 하면서 한 4개월 지나니까 길이 별로 어렵지 않더라구요. 지금은 길 찾는 데는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여기 뉴욕에 한에서만요.

요셉 씨는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일한 만큼 벌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요셉: 자기가 땀을 흘린 것 만큼 사니까, 그거이상 좋은 것 없고, 힘이 들어도 돈을 버니까요. 돈을 벌어서 밑천을 마련해서 미국서 살아갈 수 있는 터를 닦으려구요.

데보라 라는 이름의 탈북자는, 미국에 훨씬 더 잘 적응한 경우입니다. 그는, 미용전문자격증까지 갖춰 뉴욕의 중심가 맨하튼에서 일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완전한 미국사람이 되겠다며 지난 9개월간 외부와의 접촉도 일체 하지 않았던 데보라 씨는, 말씨와 용모 등에서 전혀 북한 사람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했습니다. 영어도 제법 잘 합니다.

데보라: 누구 도움을 바라지 않고, 자기가 제일 열심히 하는 것만이 최고의 살 길이다. 본보기를 보여야 겠다. 우리는 특별하니까. 우리가 잘 해야.

요셉 씨나 데보라 씨는 그래도 운이 있는 편입니다. 다른 탈북자들은 탈북자라는 이유로 수차례 일자리를 잃고 방황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남한과 달리 미국 정부로부터 별다른 정착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자립하기 위해서는 취업이 필수적입니다. 많은 탈북자들이 때문에, 조선족이나 중국인으로 위장 취업하고 있다고 KBS는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교원생활을 했던 한나라는 이름의 탈북자는, 미국 동부의 뉴욕과 서부의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일자리를 구했지만, 결국 뉴욕의 탈북자 시설인 ‘벧엘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나 씨는 한 때 직장에 다녔지만, 탈북자라는 사실이 들통 나 직장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나오미: 그냥 공부하고 있습니다. 스킨 케어, 한인사회에서 탈북자라고 얘기하면 아주.. 그래 중국에서 왔다고 얘기해요. 사람들 인식 자체가 그러니까.

요한이라는 이름의 탈북자는 한인사회에서 탈북자들을 미국에 불법 체류한 사람들과 똑같이 취급을 하기도 한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KBS는 그래도 정식으로 난민자격을 받고 미국에온 이들 탈북자들의 사정은 나은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한에 있다가 미국에 밀입국한 탈북자들의 경우 신분불안과 언어,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에 있는 남한 국적의 탈북자들은 약 100-200명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KBS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들 탈북자 6명에 이어 지난 8일엔 태국에 머물고 있던 탈북자중 3명이 난민자격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바 있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