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북한인권 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한의 고문 실태를 집중적으로 추적한 보고서 ‘고문의 공화국, 북한’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지역별, 시기별 고문 실태를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지하 감방에서의 고문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북한에서 보위부, 정치범 수용소, 교화소, 노동단련대, 꽃제비 수용소 등에 수감됐다가,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에 탈북 해 남한에 온 탈북자 20명을 대상으로, 북한의 고문 실태에 관한 심층 조사를 벌였습니다. 여기에 최근 2-3년 동안, 태국을 포함한 제 3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인터뷰 내용도 추가했습니다. 시민연합은 약 7개월간의 조사결과를 110여 쪽 분량의 보고서로 정리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를 총 지휘한 북한인권시민연합 조사연구팀의 이영환 팀장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고문 실태를 집중해서 다룬 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완성의 고문 실태를 시기별, 지역별로 추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영환: 이번 조사를 기획하게 된 이유가, (과거 보고서들이) 강제 노동소나 일반 탈북자들이 제 3국에서 겪는 일에만 집중이 되어 왔는데, 북한의 양대 주민통제기구라고 하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완성이 북한의 어떤 지역에서 어떤 고문을 자행하고 있는 지, 지역별, 시기별 변화상을 추적을 하는 것이 중요한 한 가지 목적 이었구요. 또 한 가지는 북한과 중국 사이에 탈북자를 어떻게 넘겨받고, 북한 당국이 탈북자 고문을 하는 데 있어 중국이 이를 어떻게 돕고 관여하는 지가 중요하게 밝혀진 사항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이전에 북한에서는 일반범죄이든 탈북시도이든 범죄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조사에서 고문이 일상적으로 만연하였고 당연시되었습니다. 1999년부터 2002년 사이는, 북한의 보위부의 체계 정비가 이뤄지고 각 기관 간 역할분담을 비롯해, 탈북자 단속에 있어 중국과의 협조가 이뤄진 시기입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탈북자들에 대한 단속체계가 정비되고 본격적으로 강화됐습니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는,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탈북 한 단순 탈북자에 대해서는 처벌이 완화됐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함경북도 회령 시 보위부의 고문실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영환 팀장은 회령 시 보위부의 경우 남한 행을 시도하다 잡힌 탈북자 등 좀 더 무거운 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별도로 모아놓은 곳이기 때문에 고문실태가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상의 감방과 분리된 지하 감방의 실체와, 지하 감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고문 행태에 주목했습니다. 이영환 팀장은 특히 지하 감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위 ‘비둘기 고문’이라는 것을 소개했습니다.
이영환: 비둘기 고문이란, 사람의 양팔을 뒤로 꺾고 심한 경우 양 다리 까지 뒤로 꺾어 사람을 매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흉부가 지면을 향하고 중력을 받기 때문에 몇 시간이 지나면 가슴뼈가 앞쪽으로 쏠려 나오게 됩니다. 비둘기 가슴처럼 가슴이 부풀어서 자신의 가슴뼈가 살을 뚫고 나올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그 상태로 매달려 있는 데 간수조차 없어서 그렇게 있다가 죽든 지 말든 지 살고 싶으면 알아서 자백을 하던지 하는 식으로 방치가 된다고 합니다.
이영환 팀장은, 3월 중 보고서 영문판을 발간해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만프레드 노박 유엔 고문특별보고관에게도 보고서를 제출하고 북한의 고문실태에 관한 조사활동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팀장은 기존의 북한인권 관련 보고서들이 여러 가지 주제를 다양하게 다루다 보니 깊이가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 한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보고서를 추가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