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차 남북장관급 회담 평양서 개막

제 20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7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에서 개막됐습니다.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중단된 지 7개월여 만에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인 만큼 어떤 대화들이 오갈 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진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살펴봅니다.

이번 제20차 장관급회담의 주요 일정을 먼저 전해주시죠.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남측 대표단은 27일 오후 평양에 도착해서, 이 날 저녁, 북측 대표단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남.북은 회담 이틀 째인 28일 오전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28일 오후에는 참관이 예정돼 있습니다. 사흘 째인 3월 1일에는 특별한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남북 수석대표 접촉 등을 통해 의견 조율에 나서고, 공동보도문 작성에도 착수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날인 3월 2일 오전 종결회의를 가진 후, 남측 대표단은 평양을 출발해 남한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이번 회담의 남.북 대표단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답: 남측 대표단은,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진동수 재경부 제 2차관, 박양우 문화부 차관,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 유형호 통일부 국장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북측 대표단의 경우,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해서,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진식 내각 참사, 맹경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장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장관급 회담은 남북 고위 당국자가 거의 7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요, 주로 어떤 의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까?

크게 인도주의적 현안과 정치, 군사 현안, 남북경제협력 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인도주의적 현안과 관련해서, 북한의 식량부족 상황이 심각하다고 알려진 만큼, 북한은 식량과 비료지원을 우선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19차 장관급회담에서도 쌀 50만 톤과 비료 10만 톤을 요구했었는데요, 그러나 남측은 미사일 실험발사를 이유로, 쌀과 비료 지원을 전면 유보했습니다.

북측은 이에 반발해 이산가족 상봉을 전면 중단하고, 금강산에 건설 중이던 면회소 공사도 중지시켰습니다. 북측의 인도적 지원 요청과 맞물려, 남측에서는 이산가족상봉재개와 면회소 공사 재개 문제, 그리고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 문제 등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치, 군사 현안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 지난 13일 타결된 북한 핵 합의 이행에 관한 논의가 빠질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특히 이번 회담은 13일 핵 합의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간 고위급 공식회담이기 때문에, 북한의 합의 이행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측은 8차 남북장관회담 때부터, 북한 핵 문제를 거론해 왔는데요, 이에 북측 대표단이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거부감을 보여 왔습니다. 이번에는 핵 문제가 풀리는 국면에서 회담을 갖는 만큼, 핵 합의를 재확인하는 선에서 끝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남한 정부가 이번 회담 직전에 북한에 대한 중유지원책을 발표했죠?

네, 남한 정부는 최근 6자회담 핵합의에 따라, 북측에 제공하기로 한 중유 5만 톤 지원을 위해, 200억 원, 미화로 2천 1백 만 달러 내외를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지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처럼 중유 지원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장관급 회담을 앞두고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 남측은 서해상 군사충돌 방지책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고, 북측은, 국가보안법이나 서해북방한계선의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어떤 의제들이 오고갈 것으로 보입니까?

우선, 작년 5월 북측의 갑작스런 반대로 무산된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시험운행이 핵심 의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열차시험운행의 경우, 남북 간 경공업과 지하자원 협력을 이행하기 위한 사전 조건으로 합의되어 있는데요, 남북은 작년 5월 남북경제협력 추진위원회 실무접촉에서. 남북열차가 운행되면, 남측에서 의류, 신발 등 경공업 원자재를 8천만 달러 어치 북측에 제공하고, 대신 북측으로부터 지하자원을 개발할 권리를 보장받는다고 거의 합의를 봤었습니다. 이 밖에, 임진강 수해방지 사업, 수산업.농업.임업 협력, 한강하구 골재채취 사업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혹시 이번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있을까요?

우선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이 이뤄질 지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요, 이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이뤄지면,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을 관측입니다. 그러나, 이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과거, 남측의 장관급 회담 수석대표가 김 위원장을 면담한 것은 2차 장관급회담 때 당시 박재규 통일 장관이 유일합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