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과 관련된 의혹을 해명할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관계정상화 실무협의에서도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며 추가적인 기술적 협의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실무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5일 미국의 전현직 고위 관리들과 한반도 전문가 등이 모인 토론회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이 자리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도 함께 참석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했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가 언론에 밝힌 바에 따르면, 김계관 부상은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북한이 모든 핵개발 계획 문제 해결에 응할 것이며 특히 고농축 우라늄 계획과 관련된 의혹을 해명할 용의가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김계관 부상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실무협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6일 실무협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대한 완벽한 해명이 필요하며 추가적인 기술적 협의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 미국과 북한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모두 신고하기에 앞서 미국과 북한의 전문가들이 만나 고농축 우라늄 계획 문제에 관한 협의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13일 타결된 6자회담에서 북한은 60일 이내에 중유 5만톤을 받는 대가로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기로 했습니다. 이어서 2단계 조치로 핵시설을 다시 못 쓰게 하는 불능화 조치와 핵개발 계획을 모두 신고하는 대가로 중유 95만톤 상당의 에너지, 식량 혹은 인도적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논란이 돼 온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이 이번 6자회담 합의문에 명시돼지 않아 2단계 조치가 순조롭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고농축 우라늄 계획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 왔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은 고농축 우라늄 계획도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신고 내용에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관한 의혹을 해명하겠다는 김계관 부상의 발언은 이 문제 해결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과거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필요한 장비와 물자를 사들인 것은 확실하지만, 지금도 이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측이 고농축 우라늄 계획에 관한 북한과의 협상을 앞두고 타협의 여지가 있음을 알린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경수로를 받아내기 전에는 고농축 우라늄 계획 문제를 해결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