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미국이 지정한 테러지원국들과 직간접적으로 거래를 한 금융기관과 기업의 명단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테러지원국과 거래 기업들의 명단은 언제, 또 누가 공개한 것인가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5일 공개한 내용입니다. 북한을 포함해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 등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한 5개국과 거래하고 있는 70여개의 기업들의 명단이 공개됐습니다.
어떤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명단에 올랐나요?
HSBC, 즉 홍콩상하이 은행과 크레디스위스, 도이치방크, 미쓰비시파이낸셜그룹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융기관을 비롯해, 유니레버, 지멘스, 영국석유회사인 BP 등 다국적 기업들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마스터카드나 마라톤오일, 베이커휴즈 등 미국 기업들도 포함됐습니다. 이중 크레디스위스와 HSBC는 테러지원국 5개국과 모두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거래를 한 기업들은 어떤 곳인가요?
HSBC, 즉 홍콩상하이 은행, 크레디스위스 은행,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지멘스, 의약업체인 바이오텍홀딩스, 중국유차이인터내셔널 등 5개 기업이 지목됐습니다. 홍콩상하이 은행의 경우, 북한의 돈세탁과 달러 위조에 연루된 혐의를 받았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북한 자금의 위조지폐 여부를 감식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기도 했습니다. 크레디 스위스 은행은 지난해, 북한, 이란, 시리아 등과 신규거래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업 이름뿐 아니라, 테러지원국 등에서의 거래 내역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습니다. 컴퓨터 인터넷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증권거래위원회 웹사이트를 통해 명단과 거래 내역을 받아볼 수가 있습니다. 위원회 웹사이트에서 “테러지원국”을 선택하면, 5개 테러지원국 이름이 나옵니다. 이 중 한 나라를 선택하면, 이 나라와 거래한 기업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기업 이름을 선택하면, 이 기업이 2006년 한 해 동안, 이 나라에서 활동한 내역에 대한 정보가 나옵니다.
이번 명단 공개가 마치 해당기업들이 테러와 직접 관련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증권거래위원회의 크리스토퍼 콕스 위원장은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고 해서, 테러를 직. 간접으로 지원했다거나 다른 부적절한 행위에 가담했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렇지만, 해당 기업들의 입장에서. 테러지원국과 거래하는 기업이라는 오명을 쓰는 데 대한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명단 공개가, 미국 정부의 테러 지원국 압박 수단의 연장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지난달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의 크리스토퍼 도드 위원장은, 증권거래 위원회의 콕스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란이나 수단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들이 알 수 있도록 조취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헨리 폴슨(Henry Paulson) 미국 재무부 장관이 미국 우방들에게 이란을 국제금융시장에서 고립시키는 데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는데요. 이후에 명단 공개가 이뤄졌습니다, 때문에 미국은, 명단 공개를 통해, 해당 기업들로 하여금 테러지원국들과의 거래를 줄이고, 이를 통해 테러지원국들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