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에서 북한 핵시설 불능화에 대한 시한은 정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내년까지 북한의 핵폐기 등 모든 6자회담 합의 이행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23일 미국 국무부에서 열린 힐 차관보의 기자회견 소식을 함께 알아봅니다.
힐 차관보의 입장은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과연 정말 가능할까요?
힐 차관보의 말은 북한이 원하기만 하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북한이 미국의 바람대로 적극 협조할 것이냐는 점입니다. 힐 차관보는 2008년 안에 북한 핵폐기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올해, 그리니까 2007년 안에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와 북한의 모든 핵목록 신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잠시 그의 말을 들어보시죠.
Chris Hill: (And realistically speaking, if we can't get that (second phase) going by the end of '07, it's going to be tough to complete it by the end of '08, which would be our target time.)
올해 6자회담 2.13합의의 두 번째 단계인 북한 핵시설의 불능화 단계가 이뤄지지 못하면 그 이후 북한 핵폐기 단계에서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등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이 힐 차관보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불능화 단계의 논의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말도 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앞으로 6자회담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는 것입니까?
우선 북한의 모든 핵개발 목록의 완전한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논의하는 6자회담 비핵화 관련 실무그룹회의가 8월 초에 열릴 예정인데요. 동시에 이에 대한 반대급부인 에너지를 북한에 지원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대북에너지지원 실무그룹회의도 8월 초에 함께 열리게 됩니다. 또 9월 6자회담 본회담에 앞서 8월 말에는 북미관계 정상화 실무그룹회의 등 나머지 3개 실무그룹회의도 개최된다는 것이 힐 차관보의 설명인데요. 이러한 실무그룹회의에서 얼마나 빨리 북한과 미국 등이 서로 주고받을 것에 대한 합의이행 시간표를 짜느냐에 따라 앞으로 합의이행 속도가 정해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 시간표가 잘만 짜지면 9월 안에 6자회담 참가국 장관급 회담을 열어 관련 계획을 승인하고 본격적인 합의이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핵시설을 불능화시키는 조치는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몇 개월이 걸리는 문제가 아니라 몇 주일 정도 걸리는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단계 합의를 올해 안에 모두 이행한다면 그 반대급부인 100만톤의 중유나 그에 상당하는 경제지원이 모두 북한에 제공되어야 하는데요. 북한의 중유 저장시설이 모자란다는 지적도 있지 않았습니까?
네, 힐 차관보는 북한의 저장시설로는 한 달에 5만 톤의 중유밖에는 지원받지 못한다면서 불능화 단계를 수개월 안에 끝내려면 그에 대한 반대급부도 중유제공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중유의 저장시설을 지어준다든지 아니면 기존의 재래식 발전소를 보수하는 비용을 제공한다든지 아니면 주변국의 전력을 직접 북한에 송전해주는 방안 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중유 지원이 문제가 아니라 핵시설 해체를 위해서는 경수로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6자회담을 마치고 북한으로 가기 앞서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입장을 밝혔는데요.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k0724-sy2 act(김계관) 핵시설 가동중지, 무력화, 또 앞으로 궁극적인 해체, 그러자면 경수로가 들어와야 된다.... 중유가 뭐 큰거라고, 우리가 뭐 중유 먹고 사는 기생충인가?
하지만 북한에 대한 경수로 제공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도 매우 완강한 입장 아닙니까?
네, 그렇습니다. 힐 차관보는 경수로 문제와 관련한 그간 미국의 기존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직접 한번 그의 말을 들어보시죠.
Chris Hill: (It's contained very clearly in the Sep. 05 statement...)
"경수로 관련 문제는 지난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적절한 시점에 그 제공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고 명확히 나와 있습니다. 당시 미국은 그 적절한 시점이란 북한이 완전히 더러운 핵개발 사업(dirty nuclear business)에서 손을 떼고 NPT, 즉 핵무기비확산조약에 복귀했을 때를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과정에서라도 북한이 성실히 그 의무를 이행한다면 북한의 경수로 제공 문제와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도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일부 그런 생각을 가진 6자회담 참가국들도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북한이 완전하게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 이후에나 경수로 문제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북미간의 입장 차이는 북한과 미국 사이 앞으로 핵시설 불능화 협상과정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의 한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미국이 또 핵을 보유한 북한과는 절대 관계를 정상화 할 수 없다는 입장도 밝혔는데요.
힐 차관보는 핵을 가진 북한과는 관계를 정상화할 수도 없고 또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북한이 핵만 포기한다고 북한의 인권문제 등 당장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것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핵문제의 해결이 북미 두 나라 사이 풀어야 할 모든 문제를 푸는 기본이 된다는 것이 힐 차관보의 지적입니다. 핵문제의 해결 없이는 다른 문제들은 풀 시도조차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