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탈북자들의 범죄피해율이 남한의 전체 범죄발생률 보다 5배나 높은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북한 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 연구’ 설문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 5명 가운데 1명이 사기를 당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사기피해율은 남한국민 전체 사기 피해율의 45배에 달하며 가해자는 주로 같은 탈북자라고 이 보고서는 발표했습니다.
30일 공개된 이 보고서는 남한의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박사와 남한의 청주대 사회학과 이정환 교수가 작성했습니다. ‘북한 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 연구’ 설문은 작년 7월부터 9월 사이 남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탈북자 2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설문에 응한 탈북자 214명 가운데 50명이 91건의 사기, 절도, 강도 등의 범죄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 결과 탈북자의 범죄 피해율은 약 23%로 2005년 남한 법무부에서 집계한 남한 전체 범죄 발생률보다 5배나 더 높았습니다. 범죄 종류별로는 전체 91건 가운데 사기가 46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과 상해가 11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탈북자의 사기피해율은 약 21.5%로 남한의 전체 사기 피해율인보다 43배 더 높았습니다.
특히 사기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45명 가운데 42명의 탈북자들은 사업과 투자 관련 부문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그 다음으로 개인 간 돈거래 미수금, 북한 가족 초청 사기 등의 순서로 피해를 봤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사업과 투자 관련 사기피해 대부분이 불법 다단계 업체에 투자를 했다 돈을 잃은 것이며, 다단계 사기의 가해자는 주로 탈북자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2002년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경제관료 출신의 김태산씨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탈북자들이 서로 사기를 친 경우가 없지는 않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렇지만 다단계 사기의 가해자가 엄밀히 말해 탈북자들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김태산: 이 다단계는 있잖아요. 한국 사람들이 만들어 내서 탈북자들한테 뒤집어 씌운거지. 탈북자들이 만들어낸 다단계가 아닙니다. 다단계라는 것이 아는 사람을 통해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길가는 사람을 붙어잡고 할 수는 없는 거고.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자기 형제, 자기 친척, 그 담에 자기 친구들... 이렇게 되는 것 아닙니까 다단계라는게. 시작은 한국사람한테서 속아가지고 그걸 실행하려니까 친구들한테 소개하려니깐, 탈북자들끼리 돌아가는 거지요.
김태산씨는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 세계에서 불법 다단계의 피해는 대단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태산씨의 말입니다.
김태산: 탈북자들 다단계 안속은 사람 하나도 없어요. 거의 100%면 100% 거의 다 속았어요. 물론 (다단계에) 안 들어 간 사람도 있겠지요. 어쨌든 거의 다 (다단계가) 무엇이라는 것은 알 수 있을 정도는 돼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원에서도 선생이 교육하는 것도 ‘그 때 나에게 다시 찾아와서 정수기 사달라고 하지 말라’ 이렇게 까지 교육이 되었어요.
한편, ‘북한 이탈주민의 범죄피해 실태 연구’ 설문 조사 결과, 사기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설문에 답한 탈북자들의 학력 가운데 ‘현재의 소학교인 인민학교 중퇴나 졸업’자는 전혀 없지만, ‘현재의 중학교인 고등중학교 중퇴나 졸업’의 경우 피해율이 약 14%, 그리고 대학 이상을 나온 경우 약 42%의 비율을 기록해 학력이 높을수록 피해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번 설문 결과를 분석한 연구진은 ‘탈북자들이 (교육시설인) 하나원을 떠나 사업과 투자를 할 경우 이를 도와줄 상설 상담시설을 마련하고 일상생활에서 법률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