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국방부 비밀해제 문서를 통해 한국 전쟁 당시 수천 명의 국군포로가 소련으로 강제 이송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남한 정부가 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남한 국방부, 총리실, 통일부, 외교통상부, 국가정보원 등 관련 부처 팀장급 위원들이 17일 한데 모여 ‘범정부 국군포로대책 실무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위원들은 미 국방부 문서에 포함된 국군과 유엔군 포로의 소련 이송 보고서의 사실 여부를 미국과 러시아 당국에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남한 국방부는 “범정부 차원에서 서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필요하다면 보고서가 포로들의 이송과 수용 장소로 적시한 러시아의 남부지역과 중동부 지역 등 현장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남한 국방부는 보고서가 지난 12일 언론을 통해 공개됐을 당시, 내용을 신뢰하기 힘들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습니다. 당시 국방부 북한정책팀 문성목 대령의 말입니다.
문성목: 신뢰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국군포로의 소련 압송 사실은, 미국.러시아 전쟁 포로.실종자 공동위원회가 지난 1993년 작성한 ‘한국전쟁 포로들의 소련이동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군포로 등의 소련 압송은 지난 51년 11월부터 52년 4월까지 기차와 해상을 통한 두 가지 경로로 이뤄졌습니다. 당시 수천 명의 국군포로들이 소련 내 300-400개 수용소로 이송됐으며, 수용소는 타이가 지역이나 중앙아시아지역에 있었습니다. 이들 포로들은 정전 후에도 송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과거 주한 유엔군사령관 정전담당 특별고문 출신으로 정전협정의 산 증인인 이문항씨는 지난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정전협정 당시, 전쟁포로들의 러시아 이송 의혹이 제기되긴 했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문항: 러시아로의 포로 이송에 대한 얘기는 들었습니다. 비행사, 조종사중 추락한 사람들 데려갔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가 있어서 판문점 회담에 올라가서 이 문제를 제시하면서 비난을 한다던가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했다던 가 했던 적은 없습니다.
지금은 은퇴해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이문항씨는, 특히 미군이 러시아로 이송된 것이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리 없다며 의문을 던졌습니다.
이문항: 미국 정부가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죠. 전쟁 끝나고 포로교환한 지가 53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벌써 몇 년 입니까? 50년이 다 되갑니다./ 만일에 미군 현역군인 포로들이 러시아에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죠. 죽은 미군의 유해도 발굴하러 가는 판인데. 산사람이 있다는 게 확실하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한편, 1950년 시작된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체결됨으로써 37개월 만에 일단락됐습니다. 당시 남한은 국군 8만 2천 여 명이 북측에 포로로 억류된 것으로 추정했지만, 고작 8천 300여 명만이 송환된 채 협상이 종료됐습니다. 반면 북측으로는, 7만 6천 여 명의 포로가 인도됐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