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지난주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문제와 관련해 향후 북한 핵합의 이행여부와 연계할 것임을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5일 MBC라디오의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이같은 연계방침을 시사했습니다. 이 장관은 북한에 대한 지원과 핵합의와 연계 여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난 2월 13일 북한 핵 관련 6자회담 합의 사항의 이행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남북경추위) 논의에 연계나 조건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2·13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북한에 쌀을 지원하는 여부는 ‘그 때 가서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장관은 또 지난 주 평양에서 열린 제 20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놓고 ‘이면합의’가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장관급회담은 쌀과 비료 지원 문제를 결정하는 기구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료 부분은 남한의 대한적십자사에 넘기고 쌀 부분은 남북경추위에 넘겨 그 쪽에서 논의해 결정짓는 절차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북한 측과 논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장관의 이같은 발언과 관련해 남한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에 제공하는 쌀 차관 제공은 남북경추위에서 주로 논의되는 사안이므로 사실상 북한 핵 관련 6자회담 합의 이행 여부를 보고 북한에 쌀 차관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 정부가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비료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 측이 비료 30만톤 지원을 거론하면서 과거와 달리 봄에 필요한 비료를 우선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당국자는 현재로선 한꺼번에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통일부 장관도 지난 2일 ‘비료는 시기가 있고 이번에는 봄도 빠르기 때문에 시기를 앞당겨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북장관급회담 이후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비료 30만톤, 식량 40만톤 지원에 합의했다’고 말했다가 다시 사실이 아니라고 번복해 현재 남한의 여당과 야당의원들 사이에 ‘이면 합의설’을 놓고 공방이 일고 있습니다. 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그리고 통합신당 모임 등은 4일 ‘이면합의‘ 의혹에 대해 한 쪽에선 진상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다른 쪽에선 회담성과를 폄하하고 훼손하는 주장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의 유기준 대변인은 ‘민족의 생존이 걸린 북한 핵 문제는 공동노력이라는 선언적 의미에 그치면서, 대북지원을 밀실야합 했다면 대국민 배신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최재성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남북 이면합의 주장은 이번이 처음일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이면합의에 대해 주장하며 회담성과를 폄훼하려는 이유를 남한 국민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한나라당도 이제는 남북공동번영에 협력하는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