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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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오는 8일 민간대표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합니다. 공식적인 방문 목적은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지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한반도 담당 보좌관이 따라가는 만큼 북한 핵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3일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앤소니 프린시피 전 보훈부장관이 이끄는 민간대표단이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민간 대표단의 북한 방문은 북한측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한국전쟁 중에 실종된 미군들의 유해를 돌려받는 작업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휴전협정에 규정된 대로 미군유해를 돌려받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북한을 설득해 왔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입니다. 백악관은 민간 대표단을 지원하고 기술적인 자문을 해주기 위해 미국 관리들이 함께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민간 대표단의 북한 방문이 민간 차원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방문목적이 미군 유해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대표단이 타고 갈 군용기를 제공할 예정이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한반도를 담당하고 있는 빅터 차 아시아담당 국장이 대표단을 따라갑니다. 차 보좌관은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제임스 맥두걸 전 국방부 부차관보도 대표단에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 방북 대표단을 이끌 리처드슨 주지사는 부시 미국 행정부의 주도로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룬만큼, 자신의 이번 북한 방문을 통해 6자회담이 더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2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인 합의를 이뤄냈으나, 지난 달 열린 후속회담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자금의 송금문제가 풀리지 않아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이달 중순까지 취해야 할 핵폐기 초기 이행조치의 시한을 넘길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05년 9월 6자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되자,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강석주 외무성 제1 부상 등을 만나고 영변 핵시설도 둘러봤습니다. 미국에서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꼽히고 있는 리처드슨 주지사는 지금까지 모두 다섯 차례나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05년 안전문제를 이유로 북한에서 진행 중이던 미군 유해 발굴작업을 중단했습니다. 미국은 당시까지 9년에 걸친 발굴작업을 통해 모두 225구의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았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은 8천명이 넘습니다.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 대표단은 북한측과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해 논의한 뒤, 서울로 가서 비무장지대를 통해 미군 유해를 전달받을 계획입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