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


2005.08.15

광복 60돌인 15일,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이 텔레비전 화면을 통한 화상상봉을 가졌습니다. 비록 화면 속의 모습이었지만 이산가족들은 울고 웃으며 반세기가 넘게 쌓인 한을 풀었습니다.

오전 7시 30분, 남북 적십자사 총재가 화상 통화의 개통을 축하하는 말을 주고받는 것으로 이날 상봉은 시작했습니다. 이날 화상을 통해 상봉한 가족들은 남북 각각 20 가족으로 오전, 오후로 나눠 약 2시간에 걸쳐 만남을 가졌습니다.

최초로 실시되는 화상 상봉이니 만큼, 이날 상봉장 안팎에는 운영 요원이 배치돼 통신 두절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상봉 중에는 한 두 차례 화면 전송이 끓긴 것을 제외하고는 우려했던 큰 통신 장애는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이날 상봉자 중 최고령자는 북쪽에 있는 손자 부부를 만난 100세의 이령 할머니입니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노환으로 북측 손자를 잘 알아보지 못 했고 더구나 이 할머니가 평생을 못 잊었던 북에 있던 큰 아들은 이미 세상을 뜨고 난 뒤라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또 북쪽의 70대의 아들은 화면 넘어 보이는 어머니 아버지 영정에 눈물짓기도 하고 교통사고로 거동을 못하면서도 상봉장에 나와 55년 동안 혼자 아들을 키운 북쪽 아내를 향해 고마움과 사죄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상봉을 끝내고 나오는 가족들은 화면상으로라도 만날 수 있다는 게 어디냐고 말하면서도 죽기 전에 꼭 한번이라도 직접 볼 수 있었으면 한다는 희망을 전했습니다. 북측의 동생을 만나고 나온 이철우 할아버지의 말입니다.

이철우: 감개무량해요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게, 앞으로 꼭 다시 만날 겁니다. 직접 만나야지요.

한편, 이날 남산 화상 상봉장을 방문한 남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상봉을 준비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화상 상봉이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연중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번 첫 화상상봉을 통해 남측에서는 상봉자 20명과 그 동반가족 57명이 북측 가족 50명을 만났고 북측에서는 상봉자 20명이 남측 가족 79명과 상봉했습니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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