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 가운데 10명 중 7명은 일자리가 없으며, 그나마 일자리가 있는 탈북자라 하더라도 소득이 낮아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한 서울대학교 박상인 교수는, 지난해 8월부터 두 달 간 탈북자 450명의 취업실태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탈북자의 약 70% 즉, 10명 중 7명이 일자리를 갖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직업소개소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으며, 아는 남한인, 탈북자 동료를 통해서도 일자리를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적인 직업 알선을 통해 일자리를 알아봤다는 탈북자는 16%에 그쳤습니다.
탈북자 김춘애 씨는, 정부가 탈북자의 구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을뿐더러, 남한 회사들이 탈북자들을 꺼리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김춘애: 대한민국에서 우선 직업 배치고 안 해 주거니와. 대한민국 회사들이 탈북자들은 받지 않으려고 해요. 중국조선족, 외국인은 쓰면서 탈북자들은 안 받으려고 해요. 회사들이 탈북자를 고용하면 정부 보조금을 받는데도 들어가기가 힘들어요.
이번 탈북자 취업실태 조사에서, 탈북자들은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도 소득이 낮아 생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사 대상자들은 남한에서 보낸 기간의 대부분을 실직 상태로 지냈으나, 다행이 취직을 했더라도 임금이 시간당 1천 500원, 미화로 2달러가 채 못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한 법에 따라 보장 받는 최저 임금은 시간당 3천 400백 원임을 감안할 때 탈북자들은 절반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연간소득은 980만원, 미화로 약 1만 달러였지만, 친인척이나 정부, 시민단체 등이 지원한 돈을 빼면, 실제 근로소득은 640만원, 즉 6천 8백 달러 밖에 되지 않습니다. 2006년 2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입니다. 김춘애 씨는, 많은 탈북자들이 낮은 수입 때문에 외지 근무를 하면서 집에 자주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춘애: 서울에서 살기 힘들죠. 그래서 탈북자 들이 집을 배치 받고도 외지에 나가서 일을 하고 한 주에 한 번씩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김춘애 씨는 탈북자 실업문제 해결에 정부의 개입이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하지만, 탈북자 스스로도 강한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김춘애: 어느 회사에 들어가거나 기술을 배우려면요, 탈북자들이 성격이 과격하거나 자존심이 강한 면이 있습니다. 우리 목적을 위해 자존심을 좀 죽여야 하지 않겠느냐?
한편, 이번 탈북자 취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탈북자들이 남한에 온 뒤 시간이 갈수록 구직 실패에 따른 실망감으로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지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학교 박상인 교수는, 따라서 초기 정착 단계에서 적극적인 취업 유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