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6자회담 파행 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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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북경에서 다시 열렸으나 아무런 소득없이 지난 22일 끝났습니다. 그 이유는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됐던 북한돈 2,500만 달러를 손에 넣기 전에는 핵문제 논의를 할 수 없다면서 돌연 귀국했기 때문입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있던 돈은 북한이 위조달러 및 마약 판매대금으로 받아 돈세탁을 해논 불법자금입니다. 그리하여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불법활동에 의해 조성된 자금이라해서 동결조치를 취해온 것입니다. 그러다가 지난 2월 13일 6자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자금 동결을 해제해 준 것입니다.

그런데 동결해제된 2,500만 달러의 북한 자금이 복잡한 송금절차상의 문제로 아직 북한계좌에 입금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은 회담을 파행시키고만 것입니다. 이처럼 한반도 비핵화의 첫단계인 북한 핵시설 폐쇄도 하기 전부터 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제2단계인 핵시설 불능화 및 핵 프로그램 신고는 물론 제3단계인 핵 폐기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그리하여 천영우 6자회담 남한측 수석대표는 이번 6자회담에 대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우선 지난 2.13합의대로 영변 핵시설 폐쇄를 위해 2,500만 달러가 북한 계좌에 입금되고 또 남한이 중유 5만t을 북한에 제공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핵시설 폐쇄라는 제1단계 약속을 지킬지도 의문입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테러리스트 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제외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런 문제들은 미 행정부와 의회의 관계 등 미국 국내정치 상황과도 얽혀 있어 해제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제 2단계인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에 있어 북한이 정직하게 성실신고를 할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핵 불능화에 대해서도 그 해석을 놓고 미국과 북한 사이에 입장이 다른 것이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제3단계인 핵 폐기 논의에 들어갈 경우 쌍방간에 의견대립으로 회담이 난항을 겪고 결렬될 가능성마저 없지 않습니다.

쌍방은 이 단계에서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조건으로 북.미 수교와 북일 수교 등을 논의하도록 돼 있는데 과연 이것이 순조롭게 이행될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김계관 부상이 이번에 회담을 하다가 비위에 거슬린다 해서 회담을 중단시키고 평양으로 돌아간 점에 비춰볼 때, 앞으로도 이런 일은 다반사로 일어날 것입니다.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6자회담을 서두르면서 유화정책을 펴고 있는 약점을 이용하여 회담중단, 요구조건 추가, 협박 등을 반복하는 협상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6자회담은 결국 2.13합의만 갖고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해 장미빛 낙관만을 해온 사람들에게 하나의 경종을 울리는 회담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