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엿새째 주요 쟁점들

6자회담 엿새째인 31일 일요일에도 남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의 차석대표들이 모여 다섯 시간 동안 지금까지 거론되고 논의된 주요 쟁점들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전수일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전기자, 일요일 회동에서 6개국 차석대표들이 협의한 내용은 무엇입니까?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이 정리한 이번 회담의 합의문 초안을 각국이 검토하고 각자 의견과 입장을 교환한 것입니다. 합의문 초안의 골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핵포기, 그리고 그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상응 조치들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논의의 초점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하나는 핵을 폐기하고, [즉 북한은 핵을 폐기하고], 미국은 관계정상화, [ 즉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그리고 다른 나라는 [그러니까 남한 일본 중국 러시아는] 경제지원을 하고 안전보장을 해주는 그런 부분” 이라고 남한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북한은 핵 폐기를 약속하고 나머지 나라들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과 경제협력, 그리고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 한다는 내용이 초안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같이 큰 그림으로만 볼 때에는 초안의 문건 조율이 그리 복잡하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 세부적인 사안에서는 미국과 북한간의 견해차가 여전히 팽팽한 쟁점이 적지 않다고 보도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일요일 각국 차석대표들이 씨름한 것이 중국의 공동문건 초안에 대한 조율이라고 보도됐지만 실제 문안에 대한 조율이란 것이 사실은 각국, 특히 북한 미국 일본 등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깁니다.

그럼 현재 주요 현안가운데 쟁점이 되고 있는 것들은 무엇입니까?

우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해석 차이가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의 핵무기와 핵개발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에서는 북한의 핵 폐기와 동시에 남한에 있는 미국의 전략 핵무기의 철회와 남한에 대한 핵우산 보호까지도 철폐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측 수석대표는 비핵화에 대해서 회담 참여국들의 공동 인식이 모아졌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북한 측은 이 문제에 관해 다른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고 부언했습니다. 다른 요소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더 이상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북한의 핵 폐기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의 순서와 관련된 것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북한의 핵폐기 진행 방법에 대해 양측이 서로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미 언급했습니다.

미국 측은 북한이 우선 핵폐기를 다짐하고 폐기 진행과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 측으로서는 안전보장이나 경제적 지원이 우선되어야 실제 핵 폐기가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순서가 어떻게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으로 이뤄질지에 대한 입장조율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평화적인 핵 운용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도 쟁점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북한 측으로서는 북한의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평화적인 원자력 발전용 핵기술 사용은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은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도 결국 핵무기 기술로 전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무기든 전력용이든 모든 핵 프로그램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른 쟁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네, 일본 통신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이 초안한 공동문건에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빠져있어 초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지지통신은 일본대표단의 한 관계자가 ‘중국의 노력은 평가하지만 현재의 초안은 승인할 수 없으며 역시 다른 나라들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밖의 쟁점은 무엇입니까?

쟁점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중국의 공동문건 초안에서는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 간의 관계 정상화를 주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일본이 지금까지 주장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않는 한 국교정상화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결국 양국 간의 국교 정상화가 단순히 핵문제 해결만으로 가능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여하튼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이번 회담을 결산할 6자의 공동문건 완성에 진통이 많을 것 같습니다만.

그렇게 생각됩니다. 일본 측 대표단의 ‘사이키 아키타카’ 차석대표는 일요일 다섯 시간 동안의 차석대표들의 협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공동문건의 문안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은 오늘 겨우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 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특히 어떤 경우에는 주요 쟁점에 대한 기본입장이 부각됐고 당사국들 간에 논쟁이 치열했었다고 전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측 수석대표도 중국 측이 제시한 공동문건에 대해 ‘차기 협상을 위해 좋은 바탕을 마련했다’고 평가했지만 북한 측과의 차이가 아직도 여전하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이 협상은 시일이 오래 걸리고 또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문제와 북한의 미사일 문제는 이번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초안에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언급은 있는데 북한의 인권과 미사일 문제 등에 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6자회담에서 항상 앞자리에 나서지 않고 조용히 있는 러시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러시아는 중국 초안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러시아 측의 발레리 예르모로프 차석대표는 일요일 공동 문건에 서명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한 것으로 러시아의 이타르 타스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번 6자회담은 지난 26일 화요일부터 시작돼 벌써 엿새째인데요, 얼마나 더 걸리겠습니까?

각국 대표들이 정확히 언제까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미국 측 대표나 남한 측 대표 그리고 중국 전문가와 일본 언론 등이 전한 바를 종합해 볼 때 적어도 이번 주 중이나 주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한국 대표단이 8월 4일 그러니까 오는 목요일까지 회담을 끝낼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의 지지통신은 공동문건에 대한 논의가 금주 초반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중국 칭화대학의 한 교수는 공동문건 조율을 위한 협상이 수일에서 심지어 1주일정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핵문제가 해결되면 NPT, 즉 핵무기 비확산조약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또 밝혔다는 소식이 있었죠?

네,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 안보포럼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중인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이 29일 ‘핵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핵무기 전파방지조약에 다시 가입할 것이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밝힌 말과 같습니다.

전수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