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정부, 쌀과 비료 지원은 북한의 6자회담 합의 이행 여부와 연계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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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정부가 향후 북한에 지원하는 쌀과 비료를 북한이 핵 관련 6자회담의 합의 내용을 얼마나 이행하느냐와 연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22일 언론사 편집국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인도적 지원은 단계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쌀과 비료를 한꺼번에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핵 관련 6자회담의 합의에 나와 있듯 행동 대 행동 진행 상황을 염두에 두고 북한에 대한 지원을 고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오는 27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에 쌀과 비료를 지원하기로 합의하더라도 북한 핵 관련 6자회담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미국을 방문중인 남한의 이 당국자는 워싱턴 주재 남한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방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은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에 따라 중단됐음을 상기시키고, 최근 6자회담이 타결됨에 따라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리게 돼 쌀과 비료지원 재개문제를 협의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6자회담과 상호 영향을 받는 가운데 이뤄질 것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일종의 연계방침을 시사한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남한의 통일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가급적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 당국자의 연계방침 발언과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같은 혼선에 대해 통일부측은 가급적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 추진하겠다고 했지 정치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남한내 일각에서는 통일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 가운데 쌀과 비료 지원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으로 분류된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라 핵 시설을 폐쇄하고 핵계획을 신고하며 핵 불능화 조치를 얼마나 이행하는 가에 따라 지원 중유량을 늘리기로 한 것처럼 쌀과 비료 지원도 같은 방식으로 이뤄질 것 같다는 것입니다. 남한정부의 당국자가 ‘쌀과 비료의 단계적 지원’도 쌀과 비료를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렛대로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같은 연계방침에도 불구하고 오는 27일 개최되는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이 쌀과 비료 지원을 요청할 경우 남한 정부가 이 요청을 단호히 뿌리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특히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그 동안 대북 인도적 지원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만큼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쌀과 비료의 추가 지원에 긍정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편 미국을 방문중인 이 당국자는 남한이 북한에 지원하는 쌀과 비료는 6자회담 합의 내용 가운데 중유 100만 톤 지원과는 별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핵 관련 6자회담 참가국인 최근 합의문에서 남한, 미국, 중국, 러시아는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동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고, 나아가 핵시설을 불능화할 경우 이에 대한 대가로 중유 100만 톤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