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정부가 지난 10일 남북적십자 실무 접촉에서 북한의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를 건설하는 데 미화 40만달러의 현금을 제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측의 자금전용을 우려해 북한에 대해 현금지원을 통제해 오던 원칙을 깼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에 이장균 기자를 연결해 관련내용을 알아봅니다.
우선 이번에 북측에 주기로 한 돈이 40만 달러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어떤 명목으로 북측이 요구한 돈인가요?
네. 지난 10일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지난해 7월 중단됐던 금강산 면회소 공사를 21일부터 재개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와 함께 이산가족 화상상봉확대에 따른 시설 지원비로 40만 달러를 요구한 돈으로 남한정부가 이를 제공키로 합의했습니다. 남한정부는 이와 함께 북측이 요구한 평양 화상상봉센터 신축자재, 장비와 물품 비용 35억원치, 미화 약 370만 달러상당의 장비와 물품의 지원 요구도 수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남한정부는 그동안 북한체제의 특성상 대북지원 자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금지원은 피해왔습니다. 그동안 금강산 관광대가와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 임금지급 등 경협차원에서의 달러지급은 있었지만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남북이 공식합의를 통해 수십만 달러의 현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 동안 현금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 온 남한정부가 이번에 북측에 현금을 지원하기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남한 정부는 북측에 제공하는 현금은 화상상봉센터 구축에 들어가는 LCD 모니터, 그러니까 상봉장면을 볼 수 있는 화면수상기 장치와 컴퓨터 그리고 북측 이산가족을 실어 나르기 위한 버스 10대와 승용차 6대 등, 이산가족 상봉행사 진행을 위한 물품, 자재 구입비용이라고 밝혔는데요, 남한 정부는 LCD 모니터 등이 미국의 EAR, 즉 수출관리규정에 의해 북한에 대한 현물지원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습니다. 미국 기술이 10% 이상 포함된 물자의 경우 미 상무부의 까다로운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만 일종의 편법을 시인한 셈입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나 남한 언론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남한 정부는 현금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내역을 북측이 통보하기로 했고 현장확인도 보장했다면서 전용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만 일부 남한 언론에서는 원칙을 무시한 대북지원은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 배경으로는 테러지원국에 전략물자의 반출을 금지하는 미국 수출관리규정을 피해가기 위해 현금을 제공하는 자체가 미국과의 마찰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또 현금이 전용될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측이 요구한다고 해서 원칙을 깨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게 된다는 이유입니다.
서울-이장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