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의 북 빈곤 문제에 대한 책임 감수 발언을 둘러싼 여야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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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신년사에서 “같은 민족으로서 남한이 북한의 빈곤에 대해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남한 야당이 이 장관의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2일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북한의 빈곤 문제에 대해 남한이 미화 3천억 달러의 수출국으로서, 세계경제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둔 국가로서, 그리고 같은 민족으로서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통일장관의 북한의 빈곤에 대한 남한의 책임 감수 발언을 놓고, 다음 날 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대단히 충격적인 발언‘이라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한나라당의 정형근 최고위원은 “현 좌파정권이 북한의 요구에 의해 간첩을 석방하고, 북한은 더 나아가 일부 중요 직책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 장관 역시 북에 의해 임명된 장관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런 형태가 계속되면 해임을 요구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나라당의 나경원 대변인은 요약보고회의에서 이 통일장관의 발언은 남한의 경제적 성과를 몽땅 북한에 갖다 바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통일장관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반면 야당의 통일부 장관 자진사퇴 요구에 대해,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구시대적 색깔론 제기이자 이념대립 선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우상호 대변인은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빈곤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북쪽을 향해 뜻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 통일장관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남한이 책임감을 갖고 나가자는 게 적절한 해석이라고 말했습니다. 우 대변인은 이를 마치 북한의 빈곤이 남한의 책임이라고 말한 듯 의미를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공방의 주인공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논란이 일자 북한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부인했습니다. 또한 남한의 통일부는 3일 이 장관의 신년사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이나 구체적인 대규모 대북지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통일부는 이 날 “이 장관은 북한에 빈곤이 초래된 책임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이라는 한반도 미래를 설계할 때 북한 주민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족으로서 도덕적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 장관의 북한 빈곤문제 해결 발언과 관련해 남한내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일종의 분위기 띄우기용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 고려대학의 남성욱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남한 정부가 식량을 지원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장관급 회담을 거쳐 남북 정상회담을 시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