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설 계기 이산가족 화상상봉 추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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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대한적십자사의 한완상 총재는 16일 다음달 음력 설을 계기로 현재 중단된 남북 이산가족의 화상상봉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한완상 총재는 16일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남북관계가 휴면상태이지만, 어려울 때 하는 게 인도주의 사업”이라며, “명절도 있고 하니, 인도주의에 있어 돌파구가 있으면 좋겠다”며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사업이 재개되길 희망했습니다. 한 총재는 특히, “면대 면 상봉도 좋지만, 북한 핵실험 이전에 남북이 준비가 다 돼 있던, 화상상봉이 더 쉽게 이뤄지지 않겠나 생각 한다”며, 이번 설을 계기로 화상상봉을 추진할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한 총재는 그러나, 북측에 화상상봉을 제안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즉각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화상상봉 준비는 2-3주면 된다고 말해, 설 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한 총재는 이어 지난해 12월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이 잘 풀렸으면 이산상봉에 관한 말을 꺼내기가 쉬웠을 것이라면서, 향후 이산가족 상봉문제가 6자회담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런데 남북한은 당초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화상상봉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7월 미사일 발사 시험 이후, 남한 정부가 대북 쌀, 비료 지원을 유보하자, 북측은 이에 반발해, 화상상봉을 비롯해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중단했습니다. 또한, 남한이 금강산에 건설 중이던 이산가족 면회소 공사도 중단하고, 건설 인력과 관계자들도 모두 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한 가족의 생사확인 작업에 벌이는 등 이산가족 상봉 추진에 앞장서온, 이재운 씨는 1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남북한 간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남한의 민간단체 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이재운 씨는 현재 일선에서 물러나, 이 단체의 명예 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재운: 화상으로 (상봉) 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이벤트에 불과하기는 하지만요. 화상상봉을 한다고 해서 통일부에서 (북한에) 쌀을 주거나 하지는 못할 테니까요. 그러나, 한완상 씨가 추진하려고 해도 잘 안될 것입니다. 쌀을 주기 전에는 북한에서 응하지 않을 거예요. 아마.

한편, 이날 남한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한완상 총재는 남북 간 인도적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 번 협약체결을 통해 통일부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이산가족교류경비 지원,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운영 등 이산가족 관련업무와 비료지원, 수해물자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업무, 그리고 북한주민 사체처리 등 남북 간 추진되는 인도적 사업의 집행 업무를 대한적십자사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