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연호 kimy@rfa.org
미국과 남한은 아프가니스탄에 붙잡힌 21명의 남한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배제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 무장세력과 남한 대표단이 직접 만나 협상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남한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남한 인질들을 안전하게 데려오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기로 하고, 군사작전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남한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과 미국의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은 2일 필리핀 아세안 지역 포럼에서 별도로 가진 양자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남한 청와대의 천호선 대변인도 이같은 두 나라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천호선: 누차 밝혔지만 이 문제는 최대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합니다. 정부는 군사적인 행동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가지고 있고, 국제치안유지군과 아프간측도 이 입장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제치안유지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도 이런 입장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동의 없이 군사작전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습니다.
남한 인질들이 탈레반에 붙잡힌 지 두 주가 넘어가고, 희생자도 이미 두 명이 발생하자 군사작전 가능성이 제기된 게 사실입니다. 때마침 로이터 통신이 1일 인질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이 시작됐다는 급보를 타전했지만, 결국 오보로 판명됐습니다. 아프가니스탄 국방부가 군사작전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전단을 뿌렸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통상적인 군사훈련을 앞두고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인질들이 붙잡혀 있는 지역 주변에서 군사적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납치된 남한인들의 가족들은 인질들이 살해될 것을 우려해 군사작전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탈레반도 남한 인질들을 여기저기 나눠서 가둬 놓고, 장소도 계속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군사 구출 작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남한 인질들을 붙잡고 있는 탈레반 무장세력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수감하고 있는 탈레반 포로들을 남한 인질과 맞바꾸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일단 인질범들과의 협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과 남한 대표단이 직접 만나 협상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2일 나왔지만, 아직 공식 확인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의 네 개 정당 국회 원내대표를 포함해 여덟 명의 중진 의원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한 미국측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2일 미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이와 관련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사태의 해결에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협조가 중요하며 다른 나라의 역할을 과도하게 설정하는 것은 관련 당사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