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양국 의회 비준 남겨둬

워싱턴-이진희

한국과 미국이 30일 워싱턴에서 자유무역협정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1년 여 간의 협상을 통해 마련된 협정문은 이제 양국 의회의 비준 동의를 남겨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명 하루 전 미국 민주당 하원지도부가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비준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 양국이 자유무역협정에 드디어 서명을 했는데요. 1년 이상이 걸렸죠?

네. 지난해 6월 5일 1차 협상이 워싱턴에서 있은 후, 1년이 넘어서 양국이 협정문에 서명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워싱턴, 서울, 시애틀, 제주도 등에서 모두 8차례의 협상이 있은 후, 지난 4월에 협상이 타결됐었습니다. 이후, 2차례의 추가협상을 거쳐 29일 최종타결을 본 후, 30일 협정문에 서명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자유무역협정이란 무엇인가요?

각 나라마다 자국의 상품을 외국의 유사한 상품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요, 자유무역협정은 이 같은 관세를 철폐하고 수출과 수입을 보다 자유롭게 하자는 취지에서 체결하는 협정입니다. 남한의 한국산업연구원은 특히 자동차 분야에 있어, 자유무역협정이 정상적으로 발효되면, 첫해 한 해에만 자동차 수출이 8억 달러 이상 늘 것이라는 분석을 내논 바 있습니다. 또한 섬유산업에 있어서도, 양국의 섬유류 관세가 모두 철폐되는 경우를 가정할 때, 첫해에만 남한의 수출은 14% 가까이, 그리고 미국의 수출은 7% 정도 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명을 한 양국 대표단의 소감이 어떤 지 궁금한데요?

김현종 한국 통상교섭본부장은, 한국과 미국 양국이 군사과 외교 뿐 아니라 경제분야에서 까지 동맹을 공고히 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본부장의 말을 잠깐 들어보시죠.

(It represents hopes of our nations....)

"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양국간의 희망을 상징합니다. 지난 50년 이상 유지돼온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합니다. 군사와 외교정책 분야를 넘어서 경제 분야까지 포함해 양국 간의 동맹을 공고하게 합니다."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번 협정문은 최종 합의된 것으로 수정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There are some who believe this agreement must be altered....)

"이번 협정이 수정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 서명된 협정은 수정할 수 없다는 점을 다 시 한 번 강조합니다."

협정문에 서명이 된 만큼 이제 한국과 미국의 의회가 비준을 하느냐가 관건인데요? 비준 전망은 어떻습니까?

밝지 않은 편입니다. 양국 의회가 언제 비준하느냐에 따라 협정문의 발효 시기가 결정이 되는데요, 서명 하루 전인 29일 미국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미국 상.하 원을 장악하고 있는데요, 성명을 낸 4명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 대표, 찰스 랭글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샌더 레빈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 위원장입니다. 이들은 반대 서명에서, 특히, 자동차 수출입 문제를 거론하며 현재 체결된 대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지지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성명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5,000대도 안 되는 데, 한국에서는 70만 대 이상의 차를 미국으로 수출한 점이 거론됐습니다.

미국 민주당에서는 한국산 자동차 문제 뿐 아니라, 개성공단 등 역외가공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에 대한 관세혜택도 문제 삼고 있지 않습니까?

네, 특히 샌더 레빈 위원장은 북한 개성공단에서 제조된 물건이 면세혜택을 받아 미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가 협상 과정에서 역외가공지역 관련 조항을 아예 삭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협정문은 일단 서명되면 수정이 될 여지가 없다며, 의회의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슈워브 대표의 말입니다.

(I will use the word "educate" rather than "convince"....)

“의원들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양당 의원들 모두, 이번 협정이 가져오는 엄청난 이익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미 하원은 또 조지 부시 대통령의 무역촉진권한에 대한 갱신 요청을 끝내 거부했는데요? 미 의회의 비준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무역촉진권한에 따라, 백악관에 무역협정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가 되는 데요. 의회가 협정문의 승인여부는 결정할 수 있어도 협정문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부시 대통령이 무역촉진권한이 상실되기 하루 전인 30일에 서명됐기 때문에 협정의 법적 효력에 관한 시비는 막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미 의회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미국 의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요, 한국 국회쪽 분위기는 어떤가요?

남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야당인 한나라당과 여당격인 열린우리당 모두 협정 체결을 환영하고는 있지만, 협정문 비준 시기가 내년 총선 뒤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국회 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해왔던 의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이나 시민단체 등에서도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