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이민국 수용소에 수감된 탈북자 400여명이 조속한 한국행을 요구하면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당초 보도에는 한국 정부가 이들의 한국행을 지연시키거나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RFA의 취재 결과, 이번 일은 태국 이민국에서 행정 절차가 늦어져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3일 후면 탈북자들 중 일부가 예정대로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소식입니다.
태국 이민국 수용소에서 4백여명의 탈북자들이 집단 단식 농성을 시작한 것은 24일 저녁부텁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주말 한국행이 예정돼 있던 탈북자 20여명이 사전 설명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으로 출발하지 못한 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더군다나 탈북자들은 한국행을 위한 비행기 요금을 한국 정부가 이젠 더 이상 제공하지 않으려 한다는 소문을 듣게 됐습니다.
이런 일련의 상황 변화가 백명도 수용하기 힘든 좁은 시설에 갇혀서 생활해 온 탈북자 4백여명의 감정을 악화시켰고, 이어서 집단 단식농성을 결정하게 된 걸로 보인다고 <탈북난민 강제송환저지 국제캠페인>의 이호택 사무총장은 설명합니다.
이호택: 한국행 일정이 취소되고, 또 비행기표 제공도 거부된다는 분위기를 본인들이 감지하니까 폭발한 거구요...
태국 정부도 탈북자들의 단체행동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민국의 한 고위급 관계자가 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1시 반경에 수용소를 찾아와 단식을 중단하면 빨리 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한국행 비행기표를 먼저 보여줄 것을 요구했고, 이 관계자는 상황이 생각대로 좋아지지 않자 화를 내면서 당장 단식을 풀지 않으면 북한으로 송환해 버리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활동가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는 국제 인권 운동가 김상헌씨의 말입니다.
김상헌:이것이 엄청난 자극이 돼서 세 사람이 졸도하고 지금 실려 나갔고, 모든 현지 탈북동포들은 그러면 우리 시체를 북한으로 보내라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당시 태국 당국자가 정말 강제로 북송을 하겠다는 말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경고성 발언이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송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와는 정 반대로 원래 지난 주말 한국행이 예정돼 있던 탈북자 20여명은 2-3일 쯤 뒤에는원래대로 한국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태국 현지의 한 외교소식통이 RFA와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탈북자의 한국행은 태국 이민국 국장이 최종 승인하게 된다면서, 예전에도 행정상 문제 때문에 이민국장이 승인을 늦춘 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한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같은 배경 설명을 내놨습니다.
송민순: 지금 아마 현지 사정으로 그러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이것을 원만히 해소하기 위해서 태국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한국 정부가 비행기표를 사주지 않기로 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는 “절대 그런 일은 없다”면서 한국에 오기 원하는 탈북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100 퍼센트 수용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박성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