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 작년 북한자금 최고 수억 달러 거래’


2006.12.18

지난해 미국 재무부로부터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됐던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이 지난해 수천만에서 수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북한과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의 유력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지난해 9월 미국 재무부로부터 금융제재를 받기 전 아홉 달 동안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요청으로 약 5천만 달러를 송금했다고 단독 입수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거래 자료를 인용해 18일 보도했습니다. 평양 대동신용은행은 북한의 유일한 외국계 합작은행으로 올해 영국의 금융 자문회사인 '고려아시아'에 인수됐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의 담배업체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British American Tobacco)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통해 1천5백만 달러가량을 싱가포르 시티뱅크, 홍콩 HSBC 은행 등에 보냈는데, 여기에는 북한과의 합작 담배회사 이름으로 된 계좌도 이용됐습니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는 지난 2001년 북한의 조선서경무역회사와 합작으로 ‘대성-BTA'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담배를 생산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통해 작년 7월에 230만 달러, 8월에 290만 달러를 각각 송금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외국계 업체와 은행을 통한 북한의 금융거래는 이보다 더 있을 것이라며 작년 한 해 동안 최고 수억 달러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통해 거래 됐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현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돼 있는 북한계좌들 가운데 평양 대동신용은행의 계좌들도 포함돼 있는데, 전체 동결자금 2천4백만 달러의 3분의 1 정도인 7백만 달러가 대동신용은행의 계좌에 들어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 7백만 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은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와 북한이 합작해서 만든 담배회사에서 들어온 돈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려아시아측은 대동신용은행을 통한 거래가 적법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송금 세부내역을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에 보냈지만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밝혔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에 입수한 자료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작년 9월까지 몇 년간 북한의 금괴를 매입한 사실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입장에서 이 은행이 당초 알려졌던 것 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자료는 북한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간의 거래 가운데 적법한 부분도 많다는 점도 보여준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지난해 9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한 미국에 합리적인 증거를 제시하라는 압력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 기업이 화폐위조와 마약거래 대량살상무기 거래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세탁해줬습니다. 마카오 금융당국은 미국 재무부의 조치 이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있던 북한자금 약 2천4백만 달러를 동결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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