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개발계획, 대북사업계획 재검토. 외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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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개발계획은 자금 전용의혹에 휩싸인 기존의 대북 사업과 관련해, 사업계획을 일부 조정한 뒤 6주 후에 다시 승인절차를 밟기로 결정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은 25일 열린 집행이사회에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대북사업계획과 관련해, 1,791만 달러에 달하는 전체 사업규모는 유지한 채, 사업내용만을 조정한 새로운 사업계획을 만들어 6주 후에 다시 승인절차를 밟기로 결정했습니다. 조정된 대북사업 계획은, 지원금 전용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인적개발위주의 사업을 중심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유엔개발계획은 밝혔습니다.

유엔개발계획은 6주간의 유예기간동안, 현지 실사와 대북사업계획에 대한 외부 감사를 실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대북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3월 1일부터 북한 당국과 현지 사업 동업자, 현지 직원 등에 대한 현금지급과 북한정부를 통한 현지 직원 채용 등을 중단키로 한 방침도 재확인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은 조정된 대북사업계획을 공개한 뒤, 별다른 이의가 없으면 투표나 심의 없이 자동 승인되도록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집행이사국들의 별다른 반대가 없으면, 유엔개발계획은 큰 어려움 없이 대북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엔개발계획은 집행이사회를 열기에 앞서 대북사업계획 조정 내용 등을 북한 당국에 통보했으며, 북한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초 유엔개발계획의 대북사업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던, 미국은 집행이사회의 이번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미국의 알레한드로 울프(Alejandro Wolff) 유엔주재 대리대사는, 유엔개발계획의 결정에 만족한다며, 철저하고 독립적인 외부감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울프 대사는, 유엔개발계획의 대북사업 자금이 전용되지 않았기를 바라지만 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감사를 통해 자금 전용 의혹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유엔의 대북사업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당사국인 북한은, 유엔개발계획의 대북사업 자금 전용 의혹에 대해 미국이 유엔기구들의 협조 문제를 악용해 반공화국 소동을 벌이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 국무부의 숀 매코맥 대변인은 25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미국의 유엔개발계획의 지원 자금 조사 요구는 북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McCormack: (Well, first of all, this is not a U.S.-North Korean issue. This has to do with the UN and good management and oversight practices of UN monies and UN programs... It shouldn't. It shouldn't. Again, as I said, this has to do with UN management and oversight.)

"유엔개발계획 자금전용 문제는 북한과 미국 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엔 자금과 사업에 대한 관리와 감독의 문제입니다. 이번 문제로 말미암아 북한 핵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에 차질을 줘서는 안 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유엔기구들의 대북사업은 큰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 출산보건, 인구.개발 분야를 지원하고 있는 유엔인구기금은, 24일 총 800여만 달러에 달하는 대북사업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앞서, 지난주에는 북한의 어린이와 임산부를 돕고 있는 유니세프, 즉 유엔아동기금이 대북사업계획을 승인했습니다. 미국은, 이들 유엔기구들의 대북사업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업 승인을 제지하거나 사업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습니다.

한편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9일 유엔개발계획의 대북 지원금이 전용됐으며, 북한의 핵 개발에 사용됐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바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크 윌러스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가 지난 16일 애드 멜커트 유엔개발계획 총재 보에게 보낸 서신내용을 인용해, “유엔개발계획이 북한에 지원되는 자금과 재원이 전용될 가능성에 대한 확인 없이 북한 정권에 현금과 다른 재원들을 제공했다며, 이는 유엔 규정의 위반”이라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현금을 안겨줬을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