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BDA 협의 성과없이 끝나

워싱턴-김연호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중국을 방문해 북한 핵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의 해법을 논의했으나 성과없이 헤어졌습니다. 미국은 은행 소유주와 경영진이 물러나는 조건으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중국이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만났는데, 어떤 내용이 논의됐습니까?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31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우다웨이 부부장을 만났는데요, 힐 차관보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측과 주고받은 새로운 제안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요한 것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었다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우다웨이 부부장과의 의견교환이 유익했다면서도, 새로 발표할 소식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새 돌파구를 찾는데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미국과 중국의 시각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 은행까지 동원해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 송금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 했지만, 까다로운 법규과 행정규제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다른 대안으로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철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서는 중국측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현재 미국 재무부 입장은 무엇입니까?

미국 재무부는 북한의 불법행위를 도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주인과 경영진이 물러난다면, 제재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중국 당국이 이 방안에 동의한다면, 문제가 풀릴 수 있겠지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소유주인 스탠리 아우 회장이 중국과 마카오의 정관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라 중국 당국도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 외교부의 장유 대변인은 31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 당사자 모두를 고려한 적절한 해법이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미국이 내놓은 제안을 사실상 거절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 해결이 계속 지연되면, 핵문제를 풀기 위한 6자회담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런 회의적인 시각이 나올만한데요, 미국은 6자회담이 아직도 살아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정치적인 방법으로도 쉽게 풀리지 않는 복잡한 기술적인 사안이기는 하지만, 이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푼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북한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자금을 송금받는 대로 핵동결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거듭 알려오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북한이 마냥 버틸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핵동결 조치를 시작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입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상호신뢰에 관해 얘기하기를 좋아하는데, 사실 미국이 그동안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냐면서, 북한도 마냥 기다리지만 말고 핵동결 의무 이행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자금을 송금 받기 전에는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31일 남한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북한의 입장은 처음부터 명백했다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궁석웅 외무성 부상도 북한을 방문한 독일의 하르트무트 코시크 연방 하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측이 의무를 이행하는 즉시 영변 핵시설이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