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버지니아 공대에서 지난 16일 발생한 역사상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이 이 학교에 재학중인 한국계 학생으로 밝혀진 가운데, 미국은 물론 한인 교민사회도 깊은 슬픔과 충격에 잠겼습니다. 17일 부시 대통령 내외는 버지니아 공대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했고, 지역사회는 연이은 촛불집회를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국사회의 반응을 김나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봅니다.
우선 이번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에서 이 학교 학생과 교수 32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한국계 학생은 누구입니까?
이 학교 영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조승희 씨입니다. 23살의 조 씨는 남한국적을 가진 미국 영주권자입니다. 조 씨는 학교 기숙사로 옮기기 전 부모님과 함께 버지니아 주의 센터빌에 살았습니다. 조씨는 그 동안 활발한 학내활동이나 교우 관계가 없이 소심한 외톨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씨와 함께 하퍼 홀(Harper Hall)이라는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사용한 두 명의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조 씨는 붙임성이 없고 다소 뚱한 표정의 조용한 사람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조씨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의 소유자로 생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씨는 자신의 창작 과제에 문제가 많아 한때 상담을 권유받기도 했다죠?
그렇습니다. 지난 가을 조씨와 함께 극본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조씨가 제출한 영화 극본들의 내용이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외설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수업을 지도했던 교수도 조씨의 극본을 읽고 교내 상담실에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조씨의 기숙사 방을 수사한 경찰은 조 씨가 여성과 부자에 대해 혐오하는 글을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미국내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부시 대통령이 17일 버니지나공대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대회에 직접 참석했죠?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17일 버지니아 공대에서 열린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슬픔에 가득 차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애도의 말입니다.
Bush: ((Bush) Laura and I have come to Blacksburg today with hearts full of sorrow. This is a day of mourning for the Virginia Tech community, and it is a day of sadness for our entire nation,..)
"저희 부부는 오늘 블랙스버그에 슬픔이 가득한 마음으로 왔습니다. 오늘은 버지니아 공대 지역사회를 애도하는 날이며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날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면서 ‘버지니아 공대의 생활이 평온을 되찾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추도식으로 출발하기 앞서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조기를 정부기관 건물에 오는 22일까지 게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편 버지니아 공대 측은 이 날 오후 희생자 추모행사를 가진 데 이어 저녁엔 대학살이 일어난 사건의 현장 근처 잔디밭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갖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이날 촛불집회엔 남한 정부를 대표해 권태면 워싱턴 주재 남한정부 총영사도 참석을 했습니다. 권 총영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에서 올 가을 남한정부 대표가 이 학교의 대표적 운동인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학생들에게 연설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워싱턴 일원은 약 15만여명의 한인 교포가 살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특히 한인사회의 충격도 컸을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미국 내 한인교민 사회에서도 이번 참사에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미연합회(KAC), 미래재단, 남부캘리포니아 한인대학생 연합회 등 3개의 단체는 버지니아 공대 총기사건 희생자와 유가족의 피해 치유를 돕기 위한 재단을 설립키로 하고 한인 사회를 대상으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또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한인단체들은 이번 사건 희생자 추도집회 추진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또한 워싱턴의 주미 남한대사관의 이태식 대사는 자성의 뜻으로 32일간의 금식을 하자고 한인사회의 제안을 했습니다.
미국 총기사건을 계기로 미국내 ‘총기 문제’가 또다시 쟁점으로 떠올랐죠?
그렇습니다. 미국내 주요언론들은 처음엔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조승희씨 문제를 부각시키다가 지금은 총기 소지허용 문제로 초점을 바꾸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신문인 뉴욕타임스는 조씨가 총기를 구입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즉 어느 누구든 신분증만 제시하고 신원 조회만 거치면 마음대로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 실태를 꼬집었습니다. 또 워싱턴 포스트지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학교내 총기 사용허가 문제에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고 지적했고, 영국의 가디언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분별하게 총기를 소유하도록 하는 미국내 법률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김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