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금융회담 성과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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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과 31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간의 금융실무 회담이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지난 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미국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은행(BDA)에 묶여 있는 2천400만달러 가량의 돈을 풀어주길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불법금융활동에 연루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사실 확인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9월 이 은행을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하자, 이 은행은 서둘러 50개에 달하는 북한 계좌를 동결한 바 있습니다.

이번 회담이 아무 성과없이 끝났지만 미국측 수석대표인 대니얼 글레이서 재무부 금융범죄담당 부차관보는 그래도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글레이처 부차관보는 이틀간의 회담 기간중 미국측은 북한측 협상단을 앞에 놓고서 방코델타아시아에 묶여있는 50개의 북한계좌에 관한 정보를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이 북한측에 의해 돈세탁 창고로 이용됐다는 미국측 주장이 옳았음이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글레이서 부차관보는 미국측이 제기한 혐의는 북한이 시인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측은 미국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나타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글레이서 부차관보는 이번 회담의 목적은 미국측이 그간 가져온 우려가 옳았음을 확인하는한편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말하자면 이번 회담은 과거를 캐물어 문제를 확대하자는 게 아니라 문제의 원인을 치유하고 앞으로 나가겠다는 것입니다. 글레이서 부차관보는 “이번 회담을 통해 얻은 정보를 가지고 향후 진전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물색해보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기류를 느끼게 합니다.

북한은 그간 미국의 북한계좌 동결을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면서 이걸 풀어주지 않으면 6자회담에도 나설 수 없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금융회담이 아무 성과없이 끝남에 따라 오는 8일 다시 열리는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워싱턴-변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