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북미 금융회담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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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은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제 해제에 관한 회담을 재개합니다. 특히 이번 회담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합법적인 북한 계좌 1,300만달러를 해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최대 걸림돌로 떠오른 미국의 대북한 금융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금융회담이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또다시 열립니다. 북한은 지난달 회담에서 미국에대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 아시아 은행에 묶여있는 북한 계좌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6자회담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양측 회담에서 미국측이 일부 합법적인 계좌를 풀어줄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이번에 베이징에서 회담이 다시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번 회담을 위해 미국측 수석대표인 대니얼 글레이서 재무부 금융범죄담당 부차관보와 북한의 오광철 조선무역은행 총재가 각각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6일 대북 금융제재 회담재개 소식을 발표하면서 이번 회담에 임하는 나름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우선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에 대한 우려와 북한이 국제금융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활동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인기준, 그리고 미국이 불법적인 금융에 맞서 취한 조치들에 논의하겠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 재무부는 금융조사는 매우 복잡해서 합법, 불법 자금을 구분하기 어렵다면서 문제의 초점은 북한의 불법활동이며 불법 활동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을 앞두고 긍정적인 신호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로버트 키미트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현재 양측간에 기술적인 대목에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북한측에 대해 미국이 취한 조치는 불법 활동에 국한된 것임을 분명히 전하는 한편 앞으로 그런 행동을 방지하고 앞으로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불법금융활동에 대한 조사를 총괄하고 있는 스튜어트 레비 재무차관도 “북한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지는 이번 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취햐느냐에 달렸다”며 북한측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미국 의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 2천400만달러 가운데 합법적인 자금으로 추정되는 1천300만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28일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6자회담 협상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올리고 싶어하는 미국 국무부가 재무부를 설득해 문제의 방코델타아시아 계좌중 자금세탁에 관련돼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는 1천3백만달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주도록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20개의 북한은행과 11개의 북한 무역회사, 9개의 북한 개인계좌 등 모두 50개의 계좌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계좌가운데는 평양의 영국계 은행인 대동신용은행의 계좌와 담배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카 토바코사의 계좌도 포함돼 있습니다.

한편 북한과 미국은 이번 금융 회담을 앞두고 이미 지난달 이후 서로 궁금한 내용을 담은 질문서를 교환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9일 남한 언론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금융회담을 가진 뒤 뉴욕의 외교창구를 통해 최근까지도 꾸준하기 질문서를 교환해왔습니다.

이 질문서에서 미국측은 달러 위조와 밀수 등 혐의가 짙은 계좌에 대한 북한측의 소명을 요구했으며, 특히 일부 계좌가 대량살상무기와 연관돼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북한측의 소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북한도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자료를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변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