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미국의 외교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를 미국이 다뤄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보고 있으며, 또한 앞으로 5년 안에 핵기술을 테러분자들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북한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미국의 외교문제 전문잡지 ‘포린 폴리시’ (Foreign Policy)가 최신호에서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가 100여명을 상대로 설문을 실시해 나온 것입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핵무기와 핵물질은 테러와 이라크 전쟁에 비해 서너 단계나 높은 안보위협으로 평가됐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재 부시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이라크 문제보다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5년 동안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일이 돼야 한다고 대답한 전문가들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이라크의 안정, 이란의 핵개발 계획 포기,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아프가니스탄의 안정 등이 꼽혔습니다.
이런 평가가 나온 이유는 북한이 테러집단에게 핵기술을 넘겨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5년 안에 핵기술을 테러분자들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북한을 지목했고, 그 다음으로 파키스탄, 이란, 러시아, 인도 등으로 꼽았습니다. 북한은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위험한 정권으로 지목됐습니다.
전문가 네 명 가운데 세 명은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전혀 먹히지 않아 오히려 미국의 국가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문가들은 지난 13일 6자회담에서 타결된 합의문을 크게 반겼습니다. 이 합의문에 따르면 북한은 60일 안에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받아야 하며 그 대가로 중유 5만 톤 상당의 경제지원을 받게 됩니다.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이행하고 핵개발 계획을 모두 신고할 경우 추가로 중유 95만 톤 상당의 경제, 에너지, 혹은 인도적 지원을 받게 됩니다.
한편 이 잡지는 이번 조사에서 외교 전문가들에게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잘 수행했는지 물었습니다. 60% 가까운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테러분자들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폭파시키려 한 사건과 중동의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과격 무장단체 헤즈볼라 사이의 전쟁, 그리고 이라크 사태가 종파간 무력충돌로 번지고 있는 현실이 전문가들로 하여금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비관적인 평가를 내리게 했습니다. 특히 이번 설문에 응한 외교 전문가들은 작년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사건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데 큰 위협요인이 된다고 평가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