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핵물질 밀수 탐지장치 설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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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연호

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2011년까지 러시아의 모든 출입국 관리소에 방사능 탐지 장치를 설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핵물질 밀수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인데, 핵물질 유출 가능성이 있는 북한도 잠재적인 대상에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핵안전청(National Nuclear Security Administration)’은 오는 2011년까지 러시아의 모든 출입국 관리소에 방사능 탐지 장치를 설치하기로 러시아측과 합의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습니다. 핵물질이 러시아 국경을 통해 밀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비용은 미국의 국가 핵안전청과 러시아의 연방 관세청이 반반씩 부담하고 설치 작업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의 공항, 항구, 철도 등에 설치된 350여개의 출입국 관리소가 대상입니다. 핵물질과 방사능 물질을 탐지할 수 있는 장비를 출입국 관리소 입구에 설치하고, 휴대용 탐지장치도 세관원들에게 지급됩니다. 당초 이 계획은 2017년까지 끝낼 예정이었으나 이번 합의로 6년 앞당겨 실시됩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1998년부터 이 계획을 시작해서 작년까지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176개의 출입국 관리소에 장비설치를 마쳤습니다.

미국의 빌 오스텐돌프 국가 핵안전청장은 이번 합의로 핵확산과 테러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가 더 강화됐으며,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의 안보도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러시아는 핵물질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범죄조직과 테러조직들의 밀수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작년 한해만 해도 불법으로 핵물질과 방사능 물질을 거래하다 적발된 건수가 480건에 달합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관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핵물질 밀수를 방지하려는 미국과 러시아의 공동노력은 북한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외화벌이 목적으로 핵무기와 핵물질을 해외에 팔아넘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관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지대에도 탐지 장치가 설치됐다며, 북한에서 나올 수 있는 핵물질에 대한 감시도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