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고위관리가 중국을 방문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있는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를 송금할 방법을 25일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과 협의했습니다. 미국은 재무부 전문가들을 보내 마카오와 중국 당국이 북한자금의 송금을 이행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글래이저 부차관보가 중국을 방문했는데, 일주일만에 다시 중국을 찾은 것이죠?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에서 테러자금과 금융범죄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다니엘 글래이저 부차관보는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서,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던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를 모두 풀어주기로 미국이 북한과 합의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었습니다.
양측은 이 돈을 중국은행 베이징 지점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보내기로 했는데요, 중국은행이 돈세탁과 달러 위조,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과 관련된 북한 돈을 받아주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신용을 잃게 된다며 거부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래이저 부차관보가 중국은행의 우려를 씻어줄 방법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을 다시 찾은 겁니다.
글래이저 부차관보가 중국측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협의했는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아직은 없습니다. 미국 재무부의 몰리 밀러와즈 대변인은 이번 협의가 긍정적이었고 허심탄회한 자리였으며 가능한 빨리 송금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글래이저 부차관보는 중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마카오와 중국 당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 돈을 송금하더라도 국내법과 국제 의무사항들에 저촉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미국은 재무부 전문가들을 보내 마카오와 중국 당국이 송금을 이행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방안은 중국은행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으로부터 북한 돈을 받아도 미국과의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서면보장을 미국 재무부가 해주는 것입니다.
중국은행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주겠다는 약속만으로 충분하겠습니까?
미국이 설득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협조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만, 어떻게든 문제가 있는 북한 돈에 손대고 싶지 않다는 중국은행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그래서 그 타협안으로 북한 돈이 중국은행으로 넘어오면 계좌에 예치하지 않고 제3국으로 다시 보내는 방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제3국에게도 미국과의 거래에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을 해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3국 은행으로는 어디가 유력합니까?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은행들은 베트남이나 몽골, 러시아, 그리고 남한의 은행들인데요, 남한은행은 남한 정부가 반대하고 있어 논의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현재 북한에 진출해 있는 남한은행이 협조해줄 수 있는지 남한측에 타진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남한에서는 우리은행이 개성공단에 지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남한 정부는 남북한간에 환거래 계약이 체결돼 있지 않고, 우리은행 개성공단의 원래 사업내용과도 맞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우리은행이 북한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북한 경제 전문가 루디거 프랑크 (Rudiger Frank)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제3국 은행으로 러시아 금융기관이 가장 유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러시아는 북한 돈을 받아주는데 따르는 위험부담을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풀 수 있는 입장이고, 중국과 북한도 러시아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워싱턴-김연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