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
미국이 북한의 자금이 묶여있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의 해결을 보장하는 대신, 북한은 핵동결을 시작하라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여 있는 자금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미국이 내놓았다는 제안에 대해 먼저 살펴보죠. 어떤 내용입니까?
남한 언론이 외교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한 내용인데요, 한마디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책임지고 가능한 한 빨리 풀테니까, 우선 핵동결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겁니다. 대신 지난 2월 13일, 베이에서 열린 북한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북한에 중유 5만톤을 주겠다는 겁니다.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같은 내용을 남한 송민순 외교장관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이런 제안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입니까?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을 제3국 은행으로 송금하는 일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마카오 당국은 이미 지난달 11일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를 모두 풀어줬지만, 한 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송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불법행위에 물든 북한자금을 어느 은행도 취급하려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미국 재무부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을 돈세탁 은행으로 최종결론을 내리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는데요, 이 때문에 다른 외국은행들까지도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의 거래를 꺼리고 있습니다. 급기야 미국 국무부가 직접 나서서 미국의 대형 시중은행인 와코비아 은행에 송금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돈세탁 관련 미국 국내법 때문에 이마저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 풀릴지 모르는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 때문에 북핵 6자회담 합의사항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핵 6자회담 합의이행을 거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지난 2월 타결된 6자회담 합의대로라면, 북한은 이미 지난 4월14일 영변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단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먼저 이행돼야 한다며 계속 버티고 있는데요, 핵동결 시한을 넘긴지 벌써 한 달 반이 넘었습니다.
핵동결부터 하자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현재까지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먼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가 풀려야 핵동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소식통들은 그러나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풀어주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걸 북한측이 확인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현재 남한은 북한의 핵동결이 이뤄질 때까지 40만 톤의 대북 식량지원을 미루고 있고, 50만 톤의 중유도 같은 이유로 북한에 전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현재 식량과 에너지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제안을 실용적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