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북자 가족모임의 요코다 회장 사의 표명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을 10년간 이끌어 온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친 시게루 씨가 22일 회장직 사임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채 기자,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 존재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친으로, 결성이래 10년간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을 이끌어 온 시게루 씨가 돌연 사임을 표명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시게루 씨는 22일 열린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 총회에서 각종 행사를 주도해야 하는 회장직을 수행하기에는 건강이 좋지 않고, 나이가 너무 많다며 회장직 사임 의사를 정식 표명했습니다. 시게루 씨는 올해 나이 74세로 가족모임이 결성된 97년3월이래 10년간 회장직을 맡아왔습니다.

시게루 씨가 회장직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날 총회에 참석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은 모임의 상징적인 존재인 시게루 씨와 부인 사키에 씨가 일선에서 물러 날 경우 납북 일본인에 대한 문제가 관심에서 멀어져 결국 북한을 이롭게 할 뿐 이라며 시게루 씨의 사임을 한사코 말렸습니다.

회원들의 만류에 못이겨 시게루 씨는 만 75세가 되는 11월14일 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할 것이며, 7월부터 9월까지는 완전 휴양에 들어간다는 조건으로 임기 연장 요청을 수락했습니다. 현재 예정된 집회이외는 가급적 외부 집회에는 참석치 않겠다는 조건도 덧붙였습니다.

시게루 씨의 사의 표명에 따라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은 오는 11월 경 총회를 열어 후임 회장을 선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의 상징적인 존재인 시게루, 사키에 부처가 일선에서 물러 날 경우 납치 피해자 구출 운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게루 씨가 밝힌 대로 건강상의 이유 외에 다른 것은 없나요.

시게루 부처가 납북자 가족 모임의 일선에서 물러나려고 하는 것은 본인들의 설명처럼 고령과 건강상의 문제 때문이라고 보여 집니다. 그러나 일부 관측통들은 시게루 씨가 사의를 표명한 또다른 배경으로 가족 모임과 이들을 후원하는 민간 단체인 <구출모임 전국 협의회>와의 알력을 들고 있습니다.

한 예로 시게루 씨는 손녀 김혜경 양의 존재가 알려지자 손녀를 직접 만나보기 위해 평양에 들어 갈 결심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구출 모임>이 북한을 이롭게 할뿐이라며 시게루 씨의 평양행을 적극 말려 시게루 씨는 북한 방문의 뜻을 접었습니다.

관측통들에 따르면 이 사건 이후 시게루 씨는 <구출 모임>을 달갑지 않게 여겨 왔다는 것입니다. 또 납치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가족 모임과 구출 모임과의 의견차이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일개 민간 임의 단체에 불과한 <구출 모임>은 현재 일본 전국에 지부를 두고 북한에 한치의 양보도 해서는 안 된다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면서,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강경한 대북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 가족들은 <구출모임>이 ‘운동을 위한 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그들이 가족 모임의 행동까지 일일이 제약, 통제하려는 데 적지 않은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인 존재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친 시게루 씨와 모친 사키에 씨가 일선에서 물러 날 경우 납치문제를 둘러싼 일본 국내의 움직임에도 반드시 어떤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도쿄-채명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