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제공 일본인 납북자 유골, 타인 것으로 판명
2004.12.08
북한이 지난 11월 중순 일본 측에 제공한 납북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이 다른 사람 것으로 판명돼 즉각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발동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채기자, 일본정부가 8일 발표한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 감정 결과를 우선 소개해 주시죠.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이라고 건네받은 뼈를 감정한 결과, 요코다 메구미 씨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채명석 기자: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관은 8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측이 제공한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을 감정한 결과, 다른 사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습니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이어 북한이 조사가 진실이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으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또 이로서 일북간의 교섭에 커다란 지장이 발생했으며, (북한에) 엄중히 항의함과 동시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호소다 관방장관의 발표를 종합하면, 북한이 제공한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에 대한 DNA(유전자) 감정을 도쿄의 데쿄 대학 의료팀이 실시한 결과, 요코다 씨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두 사람의 뼈로 판명됐다는 것입니다.
일본정부의 최종 감정결과를 요코다 메구미 씨의 가족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채: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친이며 납치피해자 가족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요코다 시게루 씨는 8일 “북한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번 감정결과로 여실히 증명됐다”고 분격했습니다.
“(북한은) 유골을 대단히 중시했다고 선전하기 위해 유골을 건네 준 것 같으나, 그것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여실히 증명됐다.”
또 요코다 메구미 씨의 모친인 사키에 씨는 “처음부터 북한의 주장을 신용하지 않았으며, 유골이 다른 사람 것으로 판명됨에 따라 메구미의 생존 가능성이 한결 높아졌다”고 일본정부의 감정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납치 피해자 가족모임도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사람의 유골을 보낸 북한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으며, 정부는 북한에 대해 즉각 경제제재조치를 발동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즉각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발동하라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를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정치권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것 같지 않습니까?
채: 대북 경제제재조치를 즉각 발동해야 한다는 것은 피해 당사자들인 납치 피해자 가족들만의 주장은 아닙니다. 감정결과를 8일 통보받은 자민당의 다케베 간사장, 아베 간사장 대리 등은 “일본이 인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대북경제제재 조치 발동을 서두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공명당과 일본 공산당도 “북한의 이처럼 불성실한 태도를 견지한다면 경제제재조치 발동도 불사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호소다 관방장관은 8일 대북 경제제재조치 발동 요구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2차 식량지원분 12만5천 톤의 실시를 당분간 동결할 의사임을 시사하면서, 다른 감정결과가 나오는 것을 좀 더 기다려 정부 방침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이라고 제공한 뼈가 다른 사람 것으로 판명된 것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사건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로서 압력보다는 대화를 통해 납치문제를 해결해 가겠다는 고이즈미 정권의 대북정책은 근본적으로 큰 벽에 부딪치게 됐습니다.
고이즈미 정권이 최종 단계인 대북 경제제재조치를 발동하게 될 런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만, 북일 관계는 양국이 첫 정상회담을 가진 2002년 9월 이전으로 되돌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