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채명석
일본의 정리회수기구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할 경우에 대비해 조총련이 강제집행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중앙본부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총련이 ‘일본 속의 주체의 탑’이나 다름없는 중앙본부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려 했던 진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죠. 조총련이 노린 진짜 속셈은 뭡니까.
일본정부는 90년대 후반 조총련 산하 조은 신용조합의 잇따른 도산에 따라 신용조합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공적자금 약 1조4천 억 엔을 투입했습니다. 도산한 16개 조은 신용조합의 불량채권 1,810억 엔을 인수한 ‘정리회수기구’는 그 중 628억 엔이 조총련 중앙본부에 대한 실질적인 융자로 보고 2005년11월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 판결이 18일 내려질 예정인데요, 현재로선 조총련 측이 패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2005년 이후 조총련 오사카, 아이치, 시가 현 본부에 대한 반환 소송에서도 조총련 측이 모두 패소해 현재 경매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조총련 중앙본부도 18일의 판결에서 패할 경우 건물과 토지가 경매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조직 결성이래 50여 년간 사용해 온 도쿄 지요다 구 후지미에 있는 지상10층, 지하 2층짜리 요새에서 쫓겨 날 운명에 직면하게 됩니다.
조총련은 이같은 최악의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하베스트 투자 고문>이란 회사에 35억 엔을 받는 조건으로 5월31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6월8일 등기 이전을 완료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매각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매매계약이 철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죠.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매수한 <하베스트 투자고문>이란 회사는 이번 매매 거래를 성립시키기 위해 급조된 위장 회사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이 회사의 대표가 공안 조사청 장관을 지낸 오가타 시게다카 씨로 밝혀짐으로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데요, 도교 지방 검찰이 강제 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13일 저녁 오가타 씨 자택을 수색하고 아베 총리도 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오가타 씨는 북한 대사관이나 다름없는 조총련 중앙본부가 경매 처분되면 그들이 ‘기민’ 즉 버려진 사람들로 전락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동정심이 우러나 사전 매각을 돕기로 했다고 말하면서, 적법한 매매에 검찰이 개입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아베 정권을 비난했습니다.
오가카 씨의 말입니다.
오가타: 조총련이 위험한 조직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북한 대사관이라고 볼 수 있는 조총련이 무너지면 그들은 기민(棄民, 버려진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나 파장이 커지자 오가타 회사에 투자하기로 한 투자가가 투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번 매매 계약이 백지로 돌려 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매매 계약이 백지로 돌려지고 조총련이 18일 판결에서 패할 경우 어떤 여파가 밀려 올 것 같습니까.
우선 조총련 집행부는 ‘일본 속의 주체의 탑’으로 상징되어 온 현 중앙본부 건물에서 쫓겨 나 셋방살이로 전락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앙본부의 평가액은 35억 엔 정도에 불과해 정리회수기구에 반환해야 할 628억 엔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현재 조총련 산하 상공인들의 경제사정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조총련 집행부가 산하 상공인들과 조직원들에 대해 헌금을 강요하거나 강제 할당하는 방법으로 남은 600여 억 엔을 조달하기란 하늘의 별 따깁니다.
그렇다고 본국 즉 김정일 위원장이 600억 엔에 달하는 거액을 조총련에 지원해 줄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조총련이 조직 결성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조총련 집행부가 현재의 중앙본부 건물에서 쫓겨 날 경우 조직의 구심점을 잃게 돼 조총련 조직이 와해될 운명에 처해 질 거라는 얘깁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20내지 30만 명에 달했던 조총련의 조직원 수도 갈수록 줄어들어 현재는 최대 10 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조총련 조직이 와해되어 갈 경우 김정일 체제도 약체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일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입니다.
해외 최대의 북한 공민 조직인 ‘일본 속의 주체의 탑’이 무너지고, 조총련의 돈줄이 끊어 질 경우 김정일 체제가 받게 될 타격이 엄청날 것이란 이유에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