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담대한 구상은 면피용…북, 수용 않을 것”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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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담대한 구상은 면피용…북, 수용 않을 것” 17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서울에서 열면서 연설을 하고 있다.
/Reuters

앵커:한반도 톺아보기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민생, 사회불안 종식, 군사도발 위해 코로나 박멸선전

 

<기자> 김정은 총비서는 최근 (10)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를 열어 코로나 방역에 승리했다고 선포했습니다.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하기 위해 전국회의까지 연 배경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 신문 외교 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 신문 외교 전문기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이 신종 코로나비루스 방역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북한 당국이 발표한 자료는 믿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8 17일 기준 19일 연속 열이 나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현재 하루 약 8만 명 정도, 일본에서도 하루에 약 16만 명 정도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발표는 과학적으로 믿기 어려운 자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 시기에 코로나 방역에 승리했다고 발표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경제적인 이유이고요. RFA에서도 보도한 바와 같이 북한 경제는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 조치, 유엔 대북제재, 대규모 자연재해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코로나비루스가 조금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경제생활을 통상적인 상황으로 회복시키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너무 어렵고, 불안정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실제 조선중앙통신은 13 "최대 비상방역체계가 해제되고 식당 영업시간이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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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3일최대비상방역체계와 마스크착용의무화가 해제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그리고 또 하나는 정치적인 이유입니다. 북한은 봄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번째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 같은데 그 후에 우물쭈물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북한에 경고한 이유도 있고 코로나비루스 유행 때문에 사회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핵실험을 하더라도 10월에 예정된 중국 공산당 대회까지는 진행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대해서 군사 도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이 군사 도발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도 코로나 방역에 승리했다고 선언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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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나라의 모든 지역들이 방역안전지대로 확고히 전환되고 국가적인 방역등급이 하향조정된 데 맞게 전연(전방)과 국경지역의 시·군들을 제외한 모든 지역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해제됐다"고 전했다. 사진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관계자인 류영철이 조선중앙텔레비전(TV)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

 

 

 김정은 “위태위태” 서 있는 모습…근이영양증 의심

 

<기자> 전국비상방역총회의 첫 공식 연설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으로 선정됐는데 이 배경은 뭐라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여러 사람이 토론에 참여했는데요. 김덕훈 총리는 '총무', 리영길 국방상이 '' 등 여러 코로나 방역 책임자가 발표했는데 김여정 부부장은 그냥 노동당 부부장으로서 발언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정치국 후보위원과 리영길 국방상의 발언 내용은 방송하지 않았지만, 정치국 후보도 아닌 김여정 부부장 발언은 전부 방송했습니다. 이는 김여정 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원래 권력 투쟁을 경계해서 2인자를 육성하지 않았 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도 아시다시피 2013년 장성택 국방위원장을 처형시킨 바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총비서와 김여정 부부장의 사이는 좋다는 평가가 있지만, (김 부부장이) 2인자로 등장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일성 시대에 김일성 주석을 경호하는 제1호위부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경호하는 제2호위부 사이에서 갈등이 생긴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김여정 부부장을 육성한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 김정은 총비서의 건강 상황을 생각해서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하는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비상방역총괄회의 영상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게 김정은 총비서는 한 50분 정도 연설했었는데 연설 중 자꾸 몸을 흔들었습니다. 북한 소식통 말로는 김정은 총비서가 자꾸 넘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김정은 총비서가 근디스트로피 (근이영양증) 같은 병이 아닌가 라는 지적도 있다고 합니다. 근디스트로피는 호흡기나 심장까지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병이고요. 이러한 상황도 생각하면서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을 2인자로 육성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김여정 부부장은 연설 중 “방역 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 언급하며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비루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암시했는데요. 이를 언급한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주민들의 불만을 완화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일반 시민들은 열이 나도 약도 먹지 못하고, 격리당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너무 어려운 생활에 처해 있었습니다. 이처럼 시민들은 너무나 어려운 상황인 와중에 최고 지도자나 당 간부들은 맛있는 식사도 하고 코로나와 상관없는 생활을 했다고 하면 불만이 당연히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진짜 코로나에 걸렸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최고 지도자도 일반 주민들과 고생을 나누고 있었다는 자세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김여정 부부장이 '로열패밀리' 일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황은 북한의 최고 기밀입니다. 2008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쓰러졌을 때도 의사 이외에 부인 김옥 씨, 장성택∙김경희 부부, 김정은 총비서 등 로열패밀리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북한은 김여정 부부장을 2인자로 육성하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비밀을 밝히면서 김여정 부부장과 다른 출석자들을 차별화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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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TV)가 1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카메라에 포착된 김 총비서의 뒤통수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자국(붉은 원)이 있다. 7월 27일(오른쪽) 촬영된 영상에는 해당 자국이 보이지 않는다. 김 위원장이 머리에 반창고를 붙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심각한 수술을 한 것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피부에 난 작은 종괴를 제거하는 간단한 시술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

 

 

남·북·미 회담 실패한 김여정, 강경한 대남 태도 어쩔 수 없어

 

<기자> 다음은 김여정 부부장의 연설 중 일부입니다.

 

[김여정] “우리는 (코로나)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입니다.

 

코로나 유입이 한국이 보낸 물건이 원인이었다며 한국을 맹렬히 비난한 건데요. 북한은 계속 코로나 확산의 원인을 한국에 돌리고 있는 듯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한국이 북한 내 코로나비루스 유입의 원인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죠.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한국이 북한에 보내온 삐라 (대북전단지) 같은 것을 통해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은 너무 비과학적인 주장입니다. 이러한 주장이 진짜라고 하더라도 코로나비루스가 어디서 발생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국제 문제로써 국제사회가 협력해 해결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이미 북한에 코로나 문제에 대해서 인도적인 지원을 제안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생각하면 김여정 부부장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너무 호전적이고, 이기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듣기로는 이는 김여정 부부장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김여정 부부장은 2018년 당시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화는 실패했고요. 김여정 부부장은 로열패밀리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책임을 물어 숙청당하지 않았지만, 대신에 한국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도록 주변에서 요구받았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아무튼 9 1일 한미 공동 군사훈련이 끝난 다음에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 무력 도발할 가능성은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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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연설하는 모습. 연설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코로나비루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코로나 방역에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AFP

 

윤석열, 북한 반응 않을 것 알면서도 평화 협상 제안한 이유는 국제 사회 의식

 

<기자> 한편,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비핵화로 전환하면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리라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은 과거 '비핵화 조건으로 경제지원을 한다'는 한국 정부의 제안을 모두 무시한 바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노무현 정권 때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향했던 전력 공급이나 이명박 정권의 ‘비핵·개방·3000’ 그리고 박근혜 정권의 '통일 대박론' 등을 무시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으로서는 핵 개발은 안전보장 문제입니다. 안전보장 문제는 미국과 사이에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미 관계가 진정되지 않는 한 이러한 제안은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로는 윤석열 정권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윤 정권이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던 배경은 남북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보다 북한과 대결 자세만 강조하면 한국 여당이나 중국으로부터 비판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현시점에서 한국은 대화보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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