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어제와 오늘] 노력절약형기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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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언론인이자 학자로서 북한 문제, 특히 경제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뤄온 문성희: 박사와 함께 짚어보는 '북한 경제,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문성희: 박사는 현재 일본 도쿄에서 시사 주간지, 슈칸 킨요비(주간 금요일) 기자로 한반도 문제를 주로 다루고 있고 2017년 도쿄대에서 북한 경제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북한에 나타나고 있는 시장경제체제의 현황과 그 가능성을 짚어보고 개선돼야 할 점까지 중점적으로 살펴봅니다.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문 박사님, 안녕하세요. 코로나19와 관련해서 현재 일본 상황 먼저 간단히 전해주시죠..

문성희 박사
문성희 박사 ( (사진 제공:문성희))

문성희 : 네, 일본에서는 특히 도쿄에서 확진자가 많습니다. 해서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재택워크, 즉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것을 계속 장려하고 있어요. 재택워크에 익숙되면 좋겠는데 아직 여러모로 불편이 있어서 일이 많아진 느낌이 듭니다. 저보다 식당 같은 가게들이 심각하지요. 영업이 제한되는 기간이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아있으니까. 앞으로의 경제 침체를 걱정하는 논조들이 신문이나 텔레비전에서도 자주 볼 수 있어요.

<기자> 그렇군요. 북한에서 지난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이 진행되었는데요 김 위원장이 준공식에 나왔죠?

문성희 : 네, 3주일 가까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았던 조선로동당 김정은 위원장이 준공식에 참가해 건재를 과시했지요. 그런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준공식을 보도한 5월 2일발 조선중앙통신은 "새로운 화학공업기지가 훌륭히 완공되여 위대한 정면돌파전사상이 제시된 올해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전 전선에서 제일먼저 승리의 기발을 꽂았다"고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기자> 북한 관영매체가 이런 평가른 내놓는 배경, 좀 자세히 짚어주시죠.

문성희 : 북한에서 지난해 말 개최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것이 정면돌파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농업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이라고 김 위원장이 규정지었던 부문입니다. 북한이 농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로 언제나 지적되는 것이 비료 문제입니다. 제가 2010년에 평안남도 안주에 있는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를 찾았을 때도 수입에 의거하지 않고 자체의 힘으로 비료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나온 것이 무연탄을 이용한 비료였어요. 이른바 '주체비료'이지요. 생각하면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도 이번에 준공식이 진행된 순천인비료공장도 모두 평안남도에 있습니다.

<기자> 김 위원장이 원래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에 힘을 쏟고 있었다는 말이군요?

문성희 : 네, 그렇습니다. 그 증거로 김 위원장은1월 6일,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장을 시찰했는데, 이건 올해의 첫 현지지도에요. 7기 5차 전원회의 직후라는 것에도 주목해야지요. 사실 공장 완공은 7기 5차 전원회의 이후의 첫 성과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기자> 이 곳에서 생산되는 비료도 완전 국산인가요?

문성희 : 네, 국가의 원료로 제조한 완전 국산이라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하고 있어요. 100% 국내의 원료, 자원에 의거하여 린정광과 무연탄을 성형하는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공장 건설과 병행하여 린 회석 광산을 환원복구하기 위한 사업들도 추진되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의 농업에서는 질소, 칼리움과 함께 린이 '비료의 3대요소'로 불리우고 있답니다. 공장이 준공됨으로써 인비료를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로 생산할수 있는 토대가 갖추어졌고 이제까지는 인비료를 제대로 주지 못하여 애써 가꾼 농작물이 풍만한 결실을 맺지 못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알곡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 수 있는 돌파구가 열렸다고 말할 수 있답니다.

<기자> 북한에서는 콕스탄이 없어서 비료 생산에 아무래도 차질이 생긴다는 지적이 있어 왔는데요.

문성희 : 그러니까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서도 콕스탄 대신 무연탄을 써서 비료를 생산하는 공정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북한에 있는 원료로 만들어 낸 비료를 '주체비료'라고 합니다. 이제까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나 함경남도 흥남의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서 무연탄가스화나 칼탄가스화에 의한 질소비료생산공정이 꾸려졌어요. 북한에는 석탄이 무진장하지 않습니까? 그걸 이용하는 것이지요.

<기자> 당시 준공식에서는 당중앙위원회 김여정 제1부부장이 시선을 끌었지요. 김여정 제1부부장 지위가 오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문성희 : 네, 서열로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4월 11일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는 리선권 외상과 함께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되었습니다.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 게재돼 있던 박봉주 조선로동당 부위원장의 사진. 그는 한 때 이 곳 기업소의 당 책임비서를 지녔다. (2010년 9월)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 게재돼 있던 박봉주 조선로동당 부위원장의 사진. 그는 한 때 이 곳 기업소의 당 책임비서를 지녔다. (2010년 9월) (사진: 문성희)

<기자> 준공식에서는 박봉주 부위원장이 준공사를 했지요?

문성희 : 네, 돌이켜보면 박봉주 부위원장은 1983년7월부터 약 10년간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당 책임비서를 지녔습니다. 제가 2010년에 여기 기업소를 방문한 당시 기업소 연혁사 게시판에 역대 당비서들의 얼굴사진이 있었는데 거기에 박봉주 부위원장도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 후에 박봉주 부위원장은 내각총리가 되었고 북한의 경제개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에서 개혁이 침체된 뒤 총리직에서 해임되고 2007년 5월부터 약 3년 3개월 동안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있었지요.

<기자> 준공식에서 나온 특별히 주목할 만한 이야기는 뭔가요?

문성희 : 준공사에서는 정면돌파라는 여러 번 나옵니다. 순천인비료공장이 그 상징이라는 것이라고 봅니다. "화학공업부문의 본보기공장,자동화,흐름선화를 실현한 노력절약형기업체"라는 말도 눈길을 끕니다. 노력절약형기업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 이것은 노동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지요.

<기자> 준공식이 5월1일에 진행된 데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문성희 : 5월 1일은 아시는 바와 같이 메이데이입니다. 북한에서도 이날을 5.1절이라고 해서 성대히 기념합니다. 노동자들의 날에 농업 노동자들을 비롯한 노동자들을 위해 김 위원장이 큰 선물을 주셨다, 뭐 그런 걸 어필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그렇지만 그 동안 5.1절에는 북한 당국이 노동자들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의미에서 행사를 자제해온 점을 들어 일부에서는 휴일에 주민들을 행사에 동원한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듯한데요?

문성희 : 물론 그런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2003년에 평양특파원을 할 시기가 4월부터였기때문에 5.1절에도 평양에 있었습니다. 지국 성원들과 함께 평양 시내를 돌아보면서 취재를 했지요. 술이나 도시락 등을 준비해서 대성산유희장이나 모란봉, 대동강변 등에서 직장 동료들이나 가족들끼리 들놀이를 하고 지내는 것이 5.1절의 하나의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특별하다고 생각을 하지만 정면돌파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은 북한 경제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요?

문성희 : 비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직결합니다. 김 위원장은 비료 문제를 해결해주었으니 농민들이 알곡생산을 높이기 위하여 열심히 일해줄 것이다는 희망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쌀값(1킬로그램당)을 보니까 4월 27일에 평양 5천50원, 신의주 5천원, 혜산 5천580원이에요. 약 2주일 전인 4월 11일에는 각각 4천원, 4천원, 4천400원이었는데 급등한 셈이지요. 여전히 쌀값은 자꾸 변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에 있어서 먹는 문제 해결은 절실하다고 보야하지요.

<기자> 지적하신 대로 북한 내 쌀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탓에 중국과 국경이 폐쇄된 탓에 모내기에 필요한 각종 자재나 종자 수입도 힘든 듯한데요, 올 작황을 놓고 부정적인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2018년 일본에서 첫 발간된 문성희 박사의 북한 경제에 관한 저서 ‘맥주와 대포동' 한국어판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2018년 일본에서 첫 발간된 문성희 박사의 북한 경제에 관한 저서 ‘맥주와 대포동’ 한국어판이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문성희 : 올 작황과 관련해서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시기가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물론 코로나 19탓에 여러 경제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요. 농업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고 봅니다. 반대로 보면 그러니까 정면돌파전의 주타격방향이 농업인 셈이지요. 올해 작황이 어떻게 될 지는 쌀값 변동도 하나의 참고로 된다고 생각을 하니 계속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앞으로 공장이 잘 가동될 것 같습니까?

문성희 : 일단은 김 위원장이 직접 준공식에까지 나온 것이니 실무자들은 잘 가동이 되도록 신경을 쓰겠지요. 김 위원장도 린비료생산 정상화를 위한 원료보장대책을 세울데 대한 문제와 생산공정을 안정하게 운영할데 대한 문제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자> 오늘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