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량미 소량 방출 …식량가격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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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에디터입니다.

, 코로나 외 사상통제 노려 자력갱생 기조 유지하려는 듯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기자> 북한이 당기관지 공동논설을 통해 앞으로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자력갱생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키노 기자님,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현 기조를 유지할 거라는 건데요, 어떤 배경으로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저는 북한이 요즘 추진하고 있는 사상통제 정책과 관련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하면서 올 해 들어서도 당대회를 포함해 당세포, 청년동맹, 여성동맹 등 여러 단체와 조직의 회의를 열 때마다 반드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에 대한 투쟁과 엄격한 단속을 다짐해왔습니다. 반사회주의 행동은 당의 방침에 대해서 반대한다거나 하면서 반역행위로 간주되지만 비사회주의 행위는 주로 경제나 문화 분야에서 사회통제에 따라가지 못 하는 자본주의적 행동을 의미합니다. 비사회주의 행동은 고난의 행군 이후 계속해서 묵인해왔는데 작년 말부터 단속의 대상이 돼버렸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한국이나 미국의 사상과 문화에 영향을 받고 김정은 체제의 통제가 약해지는 걸로 북한 당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으로 국경통제나 밀무역 단속, 주민이동 제한, 시장 단속 등 여러 조치를 취해왔지만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더라도 이런 조치가 사상적인 이유 탓에 부분적으로는 계속되는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앞으로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언급에 대해서도 더 과격하게 반발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정도로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더 힘차게 북한인권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식량상황 일시적 소강상태

<기자> 이번 공동사설은 북한의 어려운 현 상황을 반영한 걸로도 보이는데요, 현재 북한의 식량상황은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제가 연락해본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요즘 상황만 보면 북한의 식량상황은 약간 소강상태라고 합니다. 평양에서는 쌀 1킬로그램이 6월에 4천300원 정도였는데 4천100원 정도로 내렸다고 합니다. 옥수수도 1킬로그램이 6월에는 3천100원 정도였는데 7월에는 2천900원 정도로 내렸다고 합니다. 탈북자들은 이렇게 식량 가격이 내린 배경으로 김정은 총비서가 '2호사업부'로 불리는 군량미를 부분적으로 방출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모자라는 식량은 30만-40만 톤 정도인데 군량미를 방출한다고 해도 모자랍니다. 그리고 요즘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이동을 심하게 제한하면서 쌀 값이 평양에서는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킬로당 4천100월 정도인데 예전에 중국에서 식량을 수입했던 북중국경 혜산에서는 5천700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은 앞으로 9월 옥수수, 10월 쌀 정도를 수확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바로 식량을 분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따라서 8월 중순까지 중국이 대규모 식량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시 식량가격이 폭등할 수도 있고 사회적 약자들 사이에서는 아사자가 나오지 않을까 북한 주민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 한미연합훈련 개재돼도 저강도 도발 나설 듯

<기자>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가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훈련이 실제 이뤄질 경우 군사도발 등 반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의 이런 비난은 도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미연합군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핵개발과 정기적인 군사훈련을 계속해왔습니다. 역으로 말씀드리면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북한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북한은 요즘 국내문제에 힘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외교나 군사 분야에서 적극적인 전략을 전개할 여유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중국에서 식량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북한이 군사도발을 한다면 식량지원 명분을 없애 버릴 수도 있습니다. 올 해는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이고 내년 2월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중국이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도발한다고 해도 중국이나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일 방위백서 "북 핵미사일로 일본 공격 능력 보유"

<기자> 마지막으로 올 해 일본 방위백서가 나왔다면서요? 북한 관련 주요 내용 정리해 주시죠.

마키노 요시히로: 지난 13일 일본 방위백서가 발표됐습니다. 북한과 관련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이미 보유했다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처음 등장한 표현으로 올 해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일본 영토를 거의 대부분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천300 킬로미터의 노동계열 중거리 탄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능력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합니다. 방위백서에서는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사이버 부대 강화, 그리고 일본이 큰 관심을 갖는 납치문제 등도 언급했습니다. 한편 북한 외에도 대만문제를 처음으로 독립적으로 다뤘습니다. 다만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대만해협의 안정이라고 언급했는데 방위백서에서는 대만정세의 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일부 일본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이 대만독립을 지지한다는 의미냐며 조금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자>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사 작성: 자유아시아방송 박정우 에디터, 국장 박봉현,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