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코로나 19의 여파로 국경 봉쇄가 10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북한에서 체제 동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일본의 북한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 9년 만에 경제와 민심이 최악이라고 이 전문가는 평가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020년 한 해를 마감하며 미국과 한국, 일본의 저명한 북한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올 한해 북한을 둘러싼 주변 상황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동북아 정세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준비했는데요.
'연말특집, 전문가가 본 2020', 오늘은 일곱 번째 순서로 이시마루 지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와 함께 올 한해 북한 사회를 살펴봤습니다.
대담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최악 경제 상황 속 아사자까지 발생"
⦁ 이시마루 지로 대표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말부터 북중 국경 봉쇄를 시작으로 일년 내내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대표님께서는 올해 북한 사회를 어떻게 진단하시고, 대표님께서 꼽으시는 올해 북한 뉴스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시마루 지로 대표] 역시 코로나19 겠죠. 애초 북한 김정은 정권에서 2020년도에 하고 싶었던 과제들을 다 수정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작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다시 유엔안보리 제재 아래서 자립경제를 내세우며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했을 겁니다. 아무래도 외화가 필요하니까 중국의 협조를 얻어 관광, 국가 밀수 등 제재 우회를 노리고, 새로운 대미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가 중요하단 생각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도 처음부터 다시 체계를 세워야 했을 겁니다. 그래서 2020년의 북한을 진단 하자면 코로나19 때문에 체제 동요가 많이 심해졌다는 것이고요. 코로나19에 따른 국경봉쇄를 10개월 이상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 때문에 모든 계획과 국가적인 움직임을 근본적으로 고쳐나가야 했기 때문에 국경 봉쇄가 가장 큰 뉴스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북한 당국이 여전히 강력한 방역 대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양강도 혜산시를 완전 봉쇄하거나 감기 증상 주민에 대해서도 20일 간 격리 조치를 했는데요. 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사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지금 식량 사정은 어떤 상황입니까?
[이시마루 지로 대표] 지금 북한 경제 상황은, 김정은 체제가 시작된 이래 9년중 최악이라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모든 주민 생활뿐 아니라, 부유층에 미친 타격도 최악이라는 점은 틀림없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경제상황은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주민들의 생활 문제인데요. 그 이유는 역시 코로나 방역조치에 따른 국경봉쇄, 국내 이동 제한, 그리고 전력 문제 등으로 물품과 돈의 유통이 막히면서 현금 수입이 많이 줄어 들고, 현금 수입을 만들 기회 자체를 잃어버리면서 구매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식량 구매를 하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영양실조에 걸리고, 일부 주민들이 굶어 죽는, 아사자가 나오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쌍한 일이지요. 이것은 식량 부족 때문이 아니고, 시장에 가면 식량이 모자라지 않고 판매 되지만, 돈이 없기 때문에 생활고에 빠진 겁니다.
두 번째는 국경 기업들의 많은 생산 단위에서 생산 중단, 가동률 저하 등을 볼 수 있는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과 무역이 단절되면서 필수 자재가 수입되지 않습니다. 한 예로 차량 부속품이 수입되지 않아 움직이지 않는 차량이 매우 많아졌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 전력 공급 상황도 많이 악화했습니다. 혜산, 무산, 회령 등 대도시에도 하루에 1~3시간 밖에 전기 공급이 없다는 보고도 있고요. 역시 관련 부품 등이 수입되지 않아 보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력 생산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80일 전투'가 민생 악화 불러와… 민심도 최악"
⦁ 그럼에도 북한 시장의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에서도'80일 전투' 등을 전개하기도 했는데요. 올해 '코로나19' 대유행 가운데 북한 당국은 어떤 노력을 했다고 평가하십니까?
[이시마루 지로 대표] 이번 '80일 전투'는 오히려 민생을 악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주민들을) 수해 복구에 집중 투입하고 있고, 가동하지 않는 기업소에 출근을 강요하면서 기계 정비와 청소 등을 시키고 있는데, 이것이 역효과를 맞고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일반 생산에 방해가 되는 것이죠. 물론 경제 부문에서 김정은 정권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려 했고, 사회질서 유지와 안정을 위해 통제도 하면서, 시장의 식량 가격 등은 안정세를 보이지 않았습니까.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물가상승까지 발생하면 사회가 혼란스럽게 될 수 있기 때문에 통제를 한 것이죠. 그 외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점은 생각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사회 통제를 철저히 하면서 북중 국경을 막아버리고, 북한 사회를 동요시키는 원인을 차단하는 등 너무 무리한 제재를 강요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최근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환율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환전상을 처형한다던지,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소금 생산을 금지시킨다던지 등 요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너무 무리수는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저도 그 점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 지도부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증이 좀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것과 동시에 코로나 방역을 구실로 해서 사회 통제를 철저히 하자, 그래서 이전에 단속하지 못했던 불법 전화통화나 밀수, 월경행위 등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원인이 되니까 철저히 단속하자는 움직임이 많다고 보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역시 도를 넘는 코로나 공포증이 북한 지도부에 확산하다면서 무리한 대책을 강요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도 합니다.
⦁ 그렇다면 올 한해를 보내면서 북한 주민의 민심은 어땠다고 분석하십니까? '코로나19'가 북한 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북한 당국의 대응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대표] 민심도 지난 9년 중에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강한 통제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감기 증상만 있어도 20일동안 강제 격리한다는 것이 비합리적이잖아요. 강제 격리를 당한 사람들은 당연히 경제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니까 이렇게 죽을 수도 있다라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공포와 반발이 있습니다. 또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많이 보도했지만, 취약 계층을 지원해야 한다는 강요가 너무 많습니다. 적게는 몇 십원에서 많게는 쌀 가마로 내라는 강요를 당하니까 반발이 큽니다. 자신들도 어려운데 왜 더 내야하는가란 생각을 하는 듯 하고요. 두 번째로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격리, 봉쇄, 통제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가. 정부에서 능력이 없어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경제적인 부문에 대한 불만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심도 지난 9년 동안 최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좋을 수가 없죠.
"북 당국 무역재개 준비 지시… 외화 사용 금지도"
⦁ 그래서 북한 당국이 내년에는 조심스럽게 북중 무역과 관광 사업 재개를 준비하는 정황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대표님께서 파악하시는 바는 어떻습니까?
[이시마루 지로 대표] 현재 신의주와 혜산 쪽 두 곳 밖에 정보가 없지만, 이 두 지역의 대표적인 큰 회사에 대해서 '무역을 금방 재개 할 것이다. 준비를 하고 있어라' 라는 지시가 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회사 이름은 말할 수 없지만, 이러한 준비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 화폐 가치의 급등 현상이 지난 10월 말에 있지 않았습니까. 미국 달러에 대해서 약 20%,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는 약 30% 정도로 가치가 급상승했습니다. 이것도 그 징후(무역재개)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관광 사업 재개는 우선순위가 많이 떨어집니다. 지금 물건 반입도 제한되고 있는데, 사람까지 입국을 허용하는 것은 먼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에서 하려고 했던 북한 관광 설명회도 없어졌습니다. 모집을 한다 해도 갈 사람이 없고, 북한에서도 관광 재개를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었겠지만, 관광 설명회는 없어졌습니다.
⦁ 언급하신 것처럼 최근 북한에서는 환율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북한 돈의 가치가 올라가고 위안화와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었는데요. 무역 재개를 위한 준비를 위한 사전 조치라고 보시는 거죠?
[이시마루 지로 대표] 지금 북한의 비공식 외환 시장도 시장 원리로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외화 보유량이 계속 떨어지면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실질 시장경제의 논리인데, 거꾸로 북한 돈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북한 당국이 외환시장에 강한 개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보고있습니다. 북한 당국에서 북한 돈의 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한 개입이었다고 보는데, 그중 하나가 외화 사용에 대한 강력한 금지, 통제 조치죠. 평양과 지방 모두 외화 사용을 강력히 통제하고 있고요. 적발되면 몰수 조치까지 한다고 하고요. 시장에서도 거의 내화(북한돈)을 쓴다고 합니다. 또 평양에서 발표하는 공식 환율이 있는데, 여기에 북한 당국이 개입해서 교환 환율 조작을 할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내년 1월에 당 대회가 예정돼 있고요. 때마침 미국에서는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가 내년 1월에 출범합니다. 앞으로 북한의 행보에 관한 대표님의 견해는 무엇입니까?
[이시마루 지로 대표] 역시 코로나19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북한은 만약 지금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될 경우 매우 큰 어려움에 빠질 수 밖에 없고, 코로나19가 안정세를 찾는다 해도 중국에서 북한과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북한에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와 중국 두가지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이 조 바이든 새 미국 행정부와 3~6개월 뒤에는 대화를 해야 할 텐데요. 북한에서도 당연히 전략을 세워야 하겠죠. 북한은 실제 경제적으로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북한의 불리한 점을 숨기고 강한 자세를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편, 당 대회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미지수가 많습니다. 저도 왜 북한이 당대회를 하려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 되고 목적 자체도 불투명합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여유가 없을 텐데, 지금 왜 하려는 것인지 의문인데요. 그래서 혹시 연기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 네. 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시마루 지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대표와 함께 2020년의 북한 사회와 현재 북한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