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북한] 김정은, 50m 이상 호화유람선 4대 보유
2022.09.25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으로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살펴보고, 정치·경제·사회의 의미를 분석해보는 ‘줌 인 북한’. 정성학 한국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과 함께합니다. 진행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 핵심 권력층이 이용하는 호화 별장이 북한 전역에 20~30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길이 50m 이상의 호화 유람선도 4척이나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넷 위성사진 제공 사이트인 ‘구글어스’에 따르면 김 총비서의 고향인 강원도 원산의 별장에는 승마장과 사격장, 물놀이장 등 화려한 유흥시설이 구비돼 있으며 선착장에는 각각 50m, 55m, 60m, 80m 길이의 대형 호화 유람선도 포착됐습니다.
이중 길이 80m짜리 초대형 유람선의 갑판에는 4명이 동시에 시합할 수 있는 국제규격의 수영장과 대형 미끄럼틀까지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55m 길이 유람선의 갑판 지붕을 확장하고 도색 작업도 하는 등 새단장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유명 농구선수인 데니스 로드맨이 감탄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사도’, ‘동덕도’, 전도’ 등의 섬 안에도 호화 별장과 산책로를 비롯한 다양한 유흥 시설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정성학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첫 시간으로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호화 별장과 유람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선 박사님께서 위성사진을 통해 파악하신 김 총비서의 호화 별장은 얼마나 되나요?
[정성학] 네. 북한에는 김정은 총비서 일가가 사용하는 전용 호화별장이 20~30여 곳에 달한다고 파악됩니다. 그 중에서도 김 총비서는 특히 그의 고향인 강원도 원산에 있는 별장을 애용한다고 하는데요. 위성사진으로 본 원산 별장시설에는 호화 유람선과 선착장, 승마장, 사격장, 물놀이장을 비롯해 기타 화려한 유흥시설들을 다수 겸비하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미국의 전직 농구선수인 데니스 로드맨 일행을 2월과 9월 두 차례 초청해 사치와 향락을 과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최근 위성사진으로 본 원산 별장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어떤 시설들을 볼 수 있나요?
[정성학] 이곳 원산 별장 앞 해변의 백사장에는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길게 펼쳐져 있어서 예로부터 명사십리로 유명한 곳입니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도 이곳에서 낚시와 해수욕을 즐겼다고 하는데요. 백사장의 길이가 530m에 달하고, 해변에는 크고 작은 다양한 별장 시설 10여 동이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2022년 1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별장 앞에는 파란색 지붕에 약 50m 길이의 유람선이 보이고요. 바닷가 바로 앞에는 김 총비서가 로드맨과 오찬을 했다는 건물도 보입니다. 산책로와 정원도 잘 꾸며져 있고요. 한눈에 보기에도 대규모 별장 단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 특히 김 총비서의 유람선 안에는 국제 규격의 수영장과 미끄럼틀도 있다면서요?
[정성학] 네. 김 총비서는 고가의 대형 호화 유람선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동안 원산 별장에서 확인된 유람선이 4척입니다. 길이가 각각 50m, 55m, 60m, 그리고 80m이고요. 그 외에도 기타 소형 호화보트를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길이 80m짜리 초대형 유람선 갑판에는 50m 길이에 폭이 2.5m인 수영장 레인이 네 개가 보이는데요. 4명이 동시에 시합을 할 수 있는 국제규격의 수영장을 갖추고 있고, 4개 원형 모양의 미끄럼틀도 보입니다. 최근에는 55m 유람선도 새단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갑판 지붕의 길이를 20m에서 40m로 두 배 확장하고, 도색도 했다고 합니다.
- 그런데 김 총비서의 호화 유람선 중 한 대가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요?
[정성학] 네. 그 동안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호화 유람선은 모두 5척이었는데요. 지금은 1척이 퇴역하고, 4척만 남았습니다. 길이 60m에 폭 9m짜리 유람선이 2017년 11월 이후 보이지 않고 종적을 감췄는데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 유람선은 수명이 다해서 시설을 해체하고 퇴역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총비서의 유람선들은 대체로 1990년대에 도입됐다고 하는데요. 수명은 약 30년 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 그렇다면 이 호화 유람선들은 유엔 대북제재 이행 이후에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위성사진에서도 그 이후에 확인된 것인지요?
[정성학] 이 유람선들은 1990년대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도입된 것들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엔의 대북제재는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을 연이어 강행한 것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로 2000년대 중반부터 이뤄진 거니까 이 유람선들은 그 전에 도입된 것들일 겁니다. 호화 사치품은 유엔 제재에 의해 대북 거래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도입이 쉽지 않을 텐데, 그럼에도 북한이 고급 승용차나 호화보트, 고가의 위스키 등 사치품목을 비밀리에 구매해 들여간다는 외신 보도를 보면, 빠져나갈 구멍을 잘 찾는 것 같습니다.
- 김정은 총비서의 호화 별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프로농구 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맨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북한 섬들의 모습도 위성사진에서 살펴볼 수 있다면서요? 그 섬 안에는 어떤 시설들이 있나요?
[정성학] 이 섬들은 강원도 통천 앞바다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섬들이 세 개 있는데요. 이름은 ‘사도’, ‘동덕도’, ‘전도’입니다. 섬마다 접안 시설과 다양한 별장 시설들이 갖춰져 있는데요. 2013년에 북한을 두 번 다녀온 로드맨이 영국 일간지인 ‘더 선(The Sun)’과 한 인터뷰에 따르면 이 섬의 호화 별장이 7성급 최고급 호텔이라고 합니다. 섬을 내려다보면 산림이 우거진 곳에 별장 시설들이 있는데요. 로드맨이 “하와이나 스페인 휴양지 이상으로 환상적이었고, 미국의 최고 갑부들도 이런 호사는 누려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극찬했다고 하니까 실내가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안 됩니다. 하지만 위성사진에서 보면 각 섬마다 휴양 시설이 잘 조성돼 있고, 정리도 잘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별장과 호화유람선, 환상의 섬 모습은 오늘날 일반 북한 주민의 모습과는 너무나 동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위성사진을 통해 김 총비서의 별장과 호화 유람선 등을 분석해 본 박사님의 견해도 궁금합니다.
[정성학] 오랜 기간 김 총비서의 별장과 호화유람선 등을 분석해보면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이 늘 최상의 조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자원과 비용이 이를 유지하는 데 들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씨 일가의 별장과 유람선은 일반 주민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한데요. 한편, 아무것도 모르는 북한 주민들은 오히려 ‘위대한 지도자가 인민들 걱정에 줴기밥(주먹밥)과 쪽잠(토막잠)으로 고생한다’며 김 총비서를 걱정한다니 북한의 우상화 선전 선동의 무서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 네. 오늘은 위성사진에서 살펴볼 수 있는 김정은 총비서의 호화 별장과 유람선 등 유흥 시설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줌 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까집니다. 지금까지 위성사진 전문가 정성학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기자 노정민, 에디터 박정우, 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