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국경에 새 비포장도로… 두만강 다리 짓나?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4.12.06
북러 국경에 새 비포장도로… 두만강 다리 짓나? 2024년 11월 30일, 두만강을 사이에 둔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을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에서 새로 생긴 비포장도로가 강 앞까지 연결된 모습이 확인된다.
/ Planet Labs, 이미지 제작 - Jacob Bogle

앵커: 북한과 러시아 국경 지역에 새로운 비포장도로가 건설 중인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지난 11월부터 만들어진 이 도로는 두만강 앞까지 이어지는데요. 지난 6월 북러정상회담에서 체결된 두만강 다리 다리 건설 작업의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가 지난 1130일 촬영한 북러 접경 지역.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비포장도로 하나가 두만강 바로 앞까지 만들어진 모습이 확인됩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 분석가 제이콥 보글은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 지역을 주시하던 중, 북한 쪽에 새로운 도로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라고 지난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보글 분석가는 “아직 작은 비포장도로에 불과하지만, 국경 울타리를 가로질러 두만강까지 이어지는 것을 볼 때 앞으로 있을 대규모 건설을 위한 준비 단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도로 건설은 지난 1112일을 전후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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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일과 11월 12일의 위성사진 비교에서, 11월 12일자 사진에는 비포장도로가 한 줄기로 시작된 모습이 보이는 반면, 같은 달 2일자 사진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확인된다. / Planet Labs, 이미지 제작 - Jacob Bogle

 

RFA플래닛랩스를 통해 해당 지역을 촬영한 1112일 자 위성사진을 살펴보니, 인근 마을인 라선특별시 조산리 지역의 한 인근 도로에서 두만강 쪽을 향해 비포장도로 하나가 새로 생긴 모습이 식별됩니다. 당시 이 비포장도로의 길이는 약 250m였습니다.

 

이후 같은 달 30일자 위성사진에는 비포장도로가 약 1400m로 늘어나면서 두만강 바로 앞까지 연결됐습니다.  

 

보글 분석가는 위성사진에 식별된 비포장도로가 북러 간 공동 사업의 하나로 단정하긴 이르다면서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측에서는 도로 건설 시작의 징후가 나타났지만, 두만강 너머 러시아 측에서는 아무런 특이 사항이 관찰되지 않고 있어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국제 정세의 변화와 대북 제재 등의 변수로 인해 앞으로 건설 과정과 완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6월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당시 두 정상이 맺은 협정에는 두만강 다리 건설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 2월 러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러 양국은 6월 정상회담에 앞서 이미 도로 설계에 착수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당시 보도 내용에 따르면 북러 간에 계획 중인 자동차 다리는 총길이 800m, 10m의 왕복 2차선으로, 기존 철교보다 강 하류 쪽으로 415m 아래에 건설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RFA가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최근 식별된 비포장도로와 지난 2월 발표된 교량 건설 계획를 대조해 보니 강변까지의 거리와 정렬, 계획된 교량의 세부 사항 등과 대략 일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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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북한이 두만강 대교 건설에 주력하는 주된 이유로 경제적 목적을 언급합니다.

 

두만강 인근에 있는 나선 경제특구에 러시아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도로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정은이 한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 RFA육로의 경우 철로보다 훨씬 더 많은 물류량을 활발히 운송할 수도 있고사람도 운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정은이] 만약에 북러 간에 다리가 건설된다면 철도보다는 훨씬 더 물동량도 많아지고운송 시간 단축과 교역량도 증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도 앞서 RFA, 북러 간의 자동차 다리 건설은 앞서 북중 간에 무산된 신압록강대교 건설 계획과는 달리 착공부터 완공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나선 경제특구는 1991년 말부터 운영되고 있지만, 중국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 기업의 진출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또 북한이 러시아 관광객 유치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나선 경제특구의 활성화가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러 간 협력이 계속 긴밀해지는 가운데, 양국을 잇는 다리 건설이 북한 경제와 역내 안보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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