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온 탈북자들은 남한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채 겉돌고 있으며, 탈북자들을 대하는 남한 주민들의 시선이 날로 싸늘해져 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한 경찰청이 탈북자 신변보호담당관으로 위촉한 김태석 박사는 13일 서울에서 열린, ‘탈북자 만 명 시대 국민토론회’에서,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자신의 탈북자 관리경험과, 지난해 탈북자 6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김태석 박사는 설문에 응한 탈북자의 반 정도가 무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직장을 가진 탈북자들 중 절반은 아르바이트, 즉 임시직을 가지고 있거나, 단순 노무자들이었으며, 이들의 버는 수입은 한 달에 50만원 이하가 전체의 43%로 가장 많았습니다. 50만원에서 100만원을 버는 탈북자는 27%, 100만원 이상을 버는 탈북자는 30%였습니다. 그런데 2006년 10월을 기준으로 남한에 온 전체 탈북자들의 북한에서의 직업 분포를 살펴보면, 과반수는 무직, 약 40%는 노동자로 나타나 있어, 이번 조사결과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김태석 박사는, 북한에서 전체 15%가량만이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탈북자들에게 3개월간의 하나원 교육을 마친 뒤 마땅한 직업도 없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자 현실에 맞는 지원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폭력 등으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말 현재, 조사대상 탈북자들이 받은 280여 건의 형사처벌 가운데, 약 40%는 폭력, 34%는 교통사범, 15%는 관세나 외국환관리사범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폭력의 경우, 남한 전체 범죄에서 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인 15%에 비해 두 배가 넘습니다.
김태석 박사는, “이 같은 결과는, 탈북자들이 남한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폭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남한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태석 박사는, 탈북자들이 집단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일부 남한 주민들은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15, 20평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별한 직업도 없이 열심히 일하지도 않으면서, 더 윤택하게 생활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국가유공자나 유가족들은 탈북자들이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태석 박사는 탈북자들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 현실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지적을 하는 것이라며, 탈북자 특별지원에 대한 당위성 확보, 인도주의나 기회균등 등 정책집행의 원칙 수립, 종합적인 지원체계 구축, 정착지원금 상향 조정 등을 제안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