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박정우
이차희: 한국전쟁기간 동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남한으로 피난을 왔습니다. 많은 한인들은 북에 가족들을 두고 미국으로 이민 와서 산 세월이 거의 30년이 됐지만 가족들과의 추억, 같이 찍은 사진, 약속들을 잊지 못하고 삽니다. 이런 기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희미해지지도 않습니다. 가족과 헤어졌다는 고통은 여전합니다. 가슴에 묻기에는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미국 중서부의 시카고에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이차희씨. 올해 예순 여섯살인 이씨는 다섯 살때 아버지, 오빠와 헤어진뒤 60년 넘는 세월 동안 이들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씨처럼 가족을 북에 남겨두고 고통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미국내 한인 이산가족은 한 민간 연구기관(국제전략화해정책연구소, ISR)의 통계에 따르면 10만4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나이가 60대 후반에서 80대로 더 늦기 전에 헤어진 북의 가족들 생사라도 알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 미국내 한인들은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레슬리 필립스 (Leslie Phillips) 미국 국무부 대변인(spokesperson)의 설명입니다.
Leslie Phillips: (Since we don't have diplomatic relations with DPRK, we've normally suggested Americans seeking to make contact with relatives in North Korea that they either work through one of the US-based NGO's or approach the Republic of Korea Red Cross.)
“현재 미국과 북한이 외교관계가 수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북한내 친지들을 만나길 원하는 미국내 한인들에게 미국내 민간단체나 남한 적십자사를 통하도록 권고해 왔습니다.”
반면 남한 통일부 관계자는 한국내 이산가족 상봉 대기자가 엄청난 상태에서 대부분 미국 시민권자인 미국내 한인들에게 상봉 기회를 주기란 불가능하다고 털어놨습니다. 북에 두고온 가족들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하려는 미국내 한인들의 간절한 소망이 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로부터 외면받아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10만명의 미국내 한인 이산가족들에게 큰 희망이 생겼습니다. 미국내 한인 이산가족들의 가족 상봉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연방 하원에 초당적인 ‘하원한인이산가족위원회(Congressional Commission on Korean Divided Families)’가 최근 출범한 것입니다.
위원회 결성을 주도한 마크 스티븐 커크(Mark Steven Kirk) 의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하원한인이산가족위원회가 한인 이산가족들의 상봉을 돕기 위한 공식 정부 기구(an official governmental mechanism)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커크 의원은 지난 6월25일 짐 매디슨(Jim Matheson) 의원과 공동 명의로 위원회 참가 권유 편지를 동료 하원의원들에게 일제히 발송했습니다. 그는 많은 의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커크 의원: (We've had about 15 so far. So a little bit over a dozen Democrats and Republicans. With over 2 million Koreans in America, there are Korean communities in dozens of our congressional districts and so for those of us who represent large Korean communities all want to support this efforts.)
“현재까지 위원회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민주, 공화 양당에서 15명입니다. 2백만명의 미국내 한인들이 수십개의 연방 하원 선거구에서 한인사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구의 의원들은 위원회 결성을 지지합니다.“
커크 의원은 그동안 미국내 한인들의 이산가족 상봉 노력에 가장 큰 장애물은 악화된 북미관계였지만 최근엔 관계회복 조짐이 뚜렷해졌다며 희망을 나타냅니다.
커크 의원: (And at this point, we're assembling data base and we're looking at the overall relations between North Korea and United States hoping that the continued improvement will lead the progress in our issue. )
"현재는 상봉 주선을 위해 이산가족들의 자료를 정리중입니다. 우리는 개선되고 있는 북미관계가 미국내 한인들의 이산가족 상봉에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그동안 미국내 한인 이산가족들의 가족 상봉을 돕기 위해 이산가족 통계를 작성하기도 했던 민간 연구기관인 국제전략화해정책연구소(ISR) 전영일 소장은 이같은 미 의회내 움직임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전영일: 의회에서 그런 노력들이 진행된다면 그런 제도화된 위원회를 통해서 좀더 구체화된 관심들이 만들어지고 또 그것을 통해서 그 다음 행동들이 나올수 있죠. 그래서 이런 기구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일회성인 성명서나 결의안 제출이 아니라 이같은 ‘제도화’ 과정을 통해 의회내 다른 의원들의 관심을 일깨울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비슷한 처지에 놓인 많은 한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미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주선에 나서도록 압력을 가하는 창구 역할도 가능할 것으로 그는 기대합니다.
전 소장은 의회내 한인이산가족위원회 출범이 궁극적으로 미국내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국무부도 긍정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전영일: 국무부에서는 상당히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콘디 라이스 국무장관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할 때부터 이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전 소장은 이 문제는 결국 한인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대표인 하원, 그리고 상원 의원들을 움직여 의회에서 특별법을 만든 뒤 국무부가 행동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영일: 국무부에서 이 문제를 단독으로 시행할 수 없습니다. 의회에서 이러한 법안이 제정되고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고 나면 그러면 국무부를 움직일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국무부는 의회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고 의회에서 이런 제도적인 협력과 보장을 해주면 국무부는 언제든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