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의 북한생각] 노동당 전원회의

0:00 / 0:00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정치국회의에서 이 달 하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이번 전원회의가 올해 당과 국가 정책의 집행 상황을 결산하고 내년의 투쟁방향과 국가적 중대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당중앙위 전원회의는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당의 중·단기 중요정책을 결정하고 당 정치국원을 비롯해 중앙위 비서 등 권력의 핵심 인사들을 선출하는 당내 최고의결기구입니다. 1년에 한 번 열리거나 아예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김정은 집권이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당전원회의라고 줄여서 부르고 있습니다. 작년 말 전원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2개월만인 올해 2월 회의를 열었던 북한이 연말을 맞아 당 전원회의를 또 개최하는 데 대해 외부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이 연말에 개최될 당전원회의를 주목하는 이유는 북한이 추가 정찰위성 발사계획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 11월 2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발사된 위성은 정상 궤도에 진입해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 등 군사시설에 대한 정찰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는 게 북한의 주장입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다음날인 11월 22일 노동신문은 “빠른 기간 안에 수개의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해 남조선(남한) 지역과 공화국(북한) 무력의 작전상 관심지역에 대한 정찰능력을 계속 확보해갈 계획을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주장으로 보아 이번 당전원회의에서는 추가 위성발사계획에 대한 당의 결정서를 채택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김정은이 지난 2020년부터 4년연속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고 당 전원회의 결정 발표문으로 신년사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정월 초하루에 발표하는 신년사는 최고지도자가 직접 지난 한 해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1년간의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연설이기 때문에 학생과 주민들은 이를 줄줄 외워야 합니다. 북한에서 신년사 내용을 검토하고 이견을 제시하거나 토를 다는 것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김정은이 이처럼 중요한 신년사를 생략하고 당 전원회의 결정문으로 대체하는 것은 자신이 약속한 인민생활향상에 대한 성과가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신년사에서 약속한 경제발전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체면이 구긴 김정은이 경제발전에 관한 모든 정책은 자신이 결정한 게 아니라 당 핵심간부들의 모임인 전원회의에서 토의해 결정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당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정책이 회의에 참가한 당중앙위원들의 활발한 논의와 합의에 의해서 도출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김정은이 독단적으로 정책방향을 결정해 놓으면 당 중앙위원 전원이 참석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거수기 노릇을 하라는 것인데 누가 감히 김정은이 정한 정책 방향을 두고 왈가왈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습니까?

사실 김정은 집권이후 인민생활이 향상되기보다는 뒷걸음질 쳤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2020년 이후 신년사를 생략하고 모든 정책을 당 전원회의에서 토의, 결정한 것으로 포장하는 이유는 실패한 정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경제문제를 비롯해 국가의 모든 정책을 최고지도자(김정은) 한 사람이 결정해왔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특히 경제관련 정책이 실패로 끝났을 때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주민들의 원성이 자신을 향하는 게 두려운 김정은이 모든 경제정책은 자신의 결정이 아니라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담당 비서와 회의 참가자들이 결정한 것이라며 주민들의 비난과 원성이 전원회의에 쏠리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달 말 열릴 전원회의에서 올해 정책결산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은이 이달 초 열린 정치국회의에서 국가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장성(성장) 추이가 뚜렷해지고 농업과 건설부문에서 커다란 진전이 이룩됐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과연 지난 한해 북한 경제가 커다란 진전을 이뤘는지는 북한 주민들에게 물어보아야 할 일이지만 현지 소식통들이나 북한 연구자 누구도 북한 경제가 지난 한 해 동안 크게 나아졌다는 분석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김정은이 자신의 치적으로 가장 내세우고 싶은 것은 국방분야일 것입니다. 정치국회의에서 국가방위력 강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사변적 변혁들이 일어났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아 지난 11월에 감행한 정찰위성발사 성공을 자신의 대표적인 치적으로 포장해 선전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전개되는 정황을 살펴보면 북한은 내년에도 위성발사체 발사를 계속할 것이 분명합니다. 한 개도 아니고 ‘수개’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적어도 2~3개의 위성발사체를 쏘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위성발사를 빌미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한껏 끌어올리며 한반도와 동북아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한미일 동맹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이칼럼내용은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