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의 주간진단]북 억류 선교사 생존여부 파악 시급
2024.09.26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MC: 북한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종교를 탄압하는 나라로도 알려 있죠. 북한은 지금도 한국 선교사들을 장기간 구금하고 있어 인권침해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에서 이뤄지고 있는 반종교, 반인권 행위에 대해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찬일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MC: 먼저, 현재 북한에 구금돼 있는 남한 선교사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안찬일: 네, 지금 북한에는 김정욱·김국기·최춘길 등 세 명의 한국 선교사가 억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그들의 생사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의 신상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61세의 김정욱 선교사는 한국기독교침례회 소속 목사로서 그는 2007년부터 중국 단둥에서 북한 주민 쉼터와 국수공장 운영으로 대북 선교와 인도적 지원사업을 병행해 오다가, 2013년 10월 평양으로 유인돼 체포, 2014년 5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억류 11년째입니다.
또 나이 70이 넘은 김국기 선교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중앙총회 소속 목사로서 그는 2003년부터 북한 동포, 꽃제비, 조선족들을 돌보며, 각종 의약품과 의류, 농기계 대북지원 사역을 펼치다가 2014년 10월 체포되었습니다. 2015년 6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현재 10년째 억류 중입니다.
올해 66세의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12월에 체포되어, 2015년 6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10년째 억류중입니다.
MC: 이렇게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된 한국 선교사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안찬일: 네, 이들은 주 6일, 매일 10시간 이상의 강제노역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억류 초기에 이들의 재판과 기자회견 소식이 전해진 이후 관련 소식은 두절된 상태입니다. 한국 정부와 선교사들의 가족이 북한 당국을 향해 생사여부만이라도 알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지만 평양 정권은 귀를 틀어막고 묵묵부답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가족들은 주장합니다.
MC: 억류된 선교사들 가운데 김정욱 선교사는 붙잡힌지4000일이 지났다면서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남한의 기독교인들은 오늘의 남북 분단과 대치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우리 민족에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2500만 북한 동포들이 축복과 평화와 번영을 누리며, 억류선교사들이 건강한 가운데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애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 억류된 지 4천일을 넘긴 김정욱 선교사와, 10년에 육박하는 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이 미국 의회가 설립한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이하 위원회)의 종교·신앙의 자유 관련 피박해자 명단에 등재돼 있는 것으로 9월 21일 파악됐습니다.
위원회 홈페이지의 '프랭크 R. 울프 종교·신앙의 자유 희생자' 명단에는 한국인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등이 포함됐습니다. 위원회는 최근 북한에 구금된 지 4천일이 되면서 한국 통일부와 미국 국무부가 잇달아 성명을 발표한 김정욱 선교사의 '박해 사유'로 종교 자료 소지, 전도 활동, 종교적 활동, 종교적 신념 등을 열거했는데 '현재 상태'는 '미상'(unknown)으로 분류했습니다.
MC: 그런데 이 명단에는 앞서 말씀해 드린 세 명의 선교사 말고도 억류된 사람들이 더 있었다고요?
안찬일: 네, 이들 외에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머물다 2000년 7월 종교 활동 관련으로 체포된 뒤 북송된 장만식 씨도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장씨의 '박해 사유'는 '종교적 활동'으로, 현재 상태는 '미상'으로 각각 적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장만식 씨처럼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에 머물다 북한 당국의 체포조에 의해 북한으로 잡혀간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종료 후 북한 정권은 아예 중국 등지에서 체포한 600명의 탈북민을 한꺼번에 북한으로 강제로 끌고가기도 했습니다.
북한땅은 거대한 감옥이며 그 속에서 신음하는 인민들의 신음소리는 강산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MC: 4000일이라는 장기간동안 억류돼 있는 김정욱 선교사는 어떤 인물이었나요?
안찬일: 네, 김정욱 선교사는 중국 단둥을 기반으로 탈북민 등을 대상으로 구호·선교활동을 펼치다가 2013년 10월 8일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북한의 국가보위성은 그를 평양으로 유인해 강제 체포했습니다. 북한의 국가보위성은 평양 구경을 잘 시켜 줄테니 열차를 타고 들어오기만 하라고 유인한 후 고려호텔에서 그를 강제 체포했습니다. 이듬해 5월 30일 북한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국가전복음모죄, 반국가 선전선동죄, 비법국경출입죄 등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순수한 종교활동을 한 사람을 유인해 체포하고선 온갖 죄를 뒤집어 씌워 수용소에 구금한 것입니다.
MC: 그 밖의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는 어떻게 억류됐나요?
안찬일: 네, 역시 단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김국기·최춘길 선교사도 각각 2014년 10월과 12월에 체포돼 2015년 6월에 북한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무기 노동교화형이 확정됐습니다. 한국의 가족들 증언에 따르면 그들은 국경 일대에서 순수한 선교활동을 벌였으며 북한 정권에 대해 해가 되는 그 어떤 일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들 외에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3명이 2016년 북한에 억류됐으며, 마찬가지로 현재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MC: 그럼, 앞서 소개해 주신 미국의 국제종교자유위원회라는 단체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안찬일: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1998년 미 의회를 통과한 ‘국제종교자유법'에 의해 설립된 연방정부 위원회로,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의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에 의해 위원이 임명되는 초당적 기구입니다. 국제적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 연구 및 모니터링을 하며, 전 세계의 종교 자유 침해 사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정부에 대한 정책 권고 사항을 담은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훌륭한 기구가 없다면 세계 도처에서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종교인 탄압과 인권침해가 벌어질 것입니다. 이번에 이들이 발벗고 나섬으로써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대한민국 기독교인들의 실상이 다시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입니다.
MC: 지금 북한에 억류된 이들의 가족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안찬일: 네, 북한의 감옥에서 10년 이상 생활하면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질병과 영양실조가 그들의 목숨을 단숨에 앗아가기 때문입니다. 이제 평양 정권은 기본적인 인도주의 견지에서 그 가족들에게 억류자들의 현황을 알려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됩니다.
MC : 네, 안찬일의 주간진단,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 박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하셨습니다.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김상일